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최고 기대작이 올해 가장 뜨거운 ‘문제작’으로 떠오른 인상이다. 나홍진 감독의 새 영화 ‘호프’가 연내 최단 흥행 속도 기록이라는 정량적 성과와 더불어 서사, CG 등 작품성을 둘러싼 격렬한 찬반 논쟁에 휩싸여 눈길을 끈다.
흥행세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15일 선보인 영화는 이날 하루만 3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군체’를 제치고 연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새롭게 썼다. 17일 제헌절에는 6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화력을 과시했고, 기세는 주말까지 이어져 개봉 닷새 만인 19일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폭발적 관객몰이와 대조적으로, 영화를 본 실관람객의 평가는 극심한 호불호를 보여 이목을 끈다. 국내 대표 실관람객 평점으로 꼽히는 CGV골든에그지수가 대표적으로, 개봉 첫날부터 80%대를 턱걸이하고 있다. 대형 상업 영화가 개봉 초반 90%대를 유지하며 입소문을 타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역대급 논쟁의 중심에는 ‘서사의 완결성과 영화 전반의 분위기’가 있다. 가상의 마을을 습격한 미지의 생명체를 추격하는 전반부에서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긴장감에 기대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하지만, 상영시간 1시간 전후로 서사가 점차 힘을 잃고 무엇보다 의아하게 끝을 맺는다. 특히 이런 엔딩과 맞물려 속편을 염두에 둔 듯한 ‘열린 결말’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럼에도 ‘영화를 다 보고도 물음표만 남는다’는 평가 또한 적지 않다.
영화 곳곳에 녹인 유머 코드와 시각특수효과(VFX)를 둘러싼 관객 반응도 엇갈린다. 외계 존재의 습격으로 마을이 초토화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극 중 캐릭터들이 느닷없이 말장난을 주고받는 몇몇 장면의 경우에는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다소 싸늘한 반응도 얻고 있다.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해외 언론에서도 지적했던 외계 크리처의 외형이나 후반부 VFX의 완성도를 둘러싼 아쉬움도 이어지고 있다. 500억 원대에 달하는 제작비에도 일부 장면의 CG가 다소 어색해 몰입을 방해한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반면 역동적인 자동차 추격 장면과 승마 액션, 압도적인 카메라 앵글의 움직임을 꼽으며 “오직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영화적 쾌감을 선사했다”는 호평도 존재한다. SF 불모지로 여겨져 온 우리 영화계에 명실상부한 블록버스터가 개봉됐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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