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땐 호르무즈 임시개방…조기종전 수순 밟나

2 days ago 5

< 전쟁 와중에 골프 친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 들른 뒤 골프 복장을 한 채 백악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 전쟁 와중에 골프 친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 들른 뒤 골프 복장을 한 채 백악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2단계 협상안을 놓고 미국과 이란이 처음으로 마주 앉을 전망이다. 장기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공세 강화로 이란의 피해도 누적되는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협상을 통해 실제 휴전 및 종전에 이를지에 대해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 “양국, 2단계 중재안 수령”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은 일단 휴전 합의 후 종전을 논의하는 2단계 협상으로 구성된 중재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재국으로 나선 파키스탄은 양측 적대 행위 종식을 위한 계획을 마련해 이날 미국과 이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재안에 담긴 사항 중에 두 나라가 받아들이기로 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계획안을 수령한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자국의 기존 입장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란 측 고위 관계자는 “이란은 미국이 영구적 휴전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며 “일시적인 휴전과의 교환이라면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美 전투기 격추’ 선전한 이란 > 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대형 반미(反美) 옥외 광고판에 이란 군인들이 그물에 걸린 미군 전투기, 전함 등을 잡아 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美 전투기 격추’ 선전한 이란 > 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대형 반미(反美) 옥외 광고판에 이란 군인들이 그물에 걸린 미군 전투기, 전함 등을 잡아 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중재안이 합의에 이르면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 수도) 협정’으로 불릴 예정이다. 최종 대면 회담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다. 최종 합의에는 이란이 핵무기 확보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대신 미국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를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련 소식통은 전했다.

◇ 조기 종전 힘 받을까

이날 협상 소식에 조기 종전론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종전론의 첫 번째 근거는 이란전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정치 부담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28일 이란전을 시작할 당시 4~6주 내 승리를 선언하겠다고 공언했다. 공언한 시점보다 전쟁이 길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제적 타격이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불어나는 전쟁 비용도 부담이다. 현재까지 이란전에 든 금액은 최소 180억달러(약 2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심각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문제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전쟁권한법도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에 속도를 내야 할 요인이다. 이 법안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 60일로 제한했다. 60일이 지나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반전 여론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지속하고 싶어도 의회 승인을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안을 받아들이고 승리를 선언하는 출구전략을 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전쟁의 목표를 이란의 핵 시설 무력화와 미사일 제조 능력 파괴, 수뇌부 제거 등으로 본다면 이미 승리한 전쟁이라는 이유에서다.

◇ 호르무즈 치킨게임 변수

하지만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갈등을 미국과 이란이 어떻게 조율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인프라 시설을 전방위로 타격하겠다며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요구했다. 이란은 자신들이 선택한 국적의 선박과 식량, 사료 등 인도주의적 화물에 한해서만 해협 통행을 허용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미국과의 압도적인 군사력 격차에도 이란이 전쟁을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전술을 익혔다는 점도 전쟁 장기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란은 중앙 지휘부가 타격받아 기능이 마비되더라도 각 지역 부대가 독립적으로 전투를 지속하도록 설계된 ‘세포형 전쟁 체계’를 확립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세포형 전쟁 체계는 전쟁의 끝을 우리가 결정하게 해준다”며 장기전 대비와 통제력을 강조했다.

미국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미국 동맹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신정 체제 붕괴를 전쟁 목표로 상정하고 있으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이란 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높이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김주완 기자 nyusos@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