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30%·크립토닷컴 12% 감축
AI가 개발자 대체, 생산성 혁신 속도
제미니, 예측 시장·카드 사업 다각화
코인베이스 대비 점유율 1% 수준 그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 가상자산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블록체인 업계 전반에 걸쳐 수익성 방어와 비용 절감을 위한 ‘AI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Gemini)는 2026년 초부터 전체 인력의 약 30%를 감축했다. 지난 3월 1일 기준 제미니의 임직원 수는 약 445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제미니 측은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롯한 업무 전반의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미니 내부에서 작성되는 프로덕션 코드의 40% 이상에 AI가 활용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이 비율이 1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립토닷컴(Crypto.com) 역시 전사적인 AI 통합을 위해 전체 직원의 12%에 해당하는 약 18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마자렉 크립토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즉각적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는 기업은 실패할 것”이라며, AI 도구를 통해 과거 불가능했던 규모와 정밀성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잭 도시의 블록(Block) 역시 노동 생산성의 미래를 AI에 걸고 직원의 절반 가까이를 해고한 바 있다.
이러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식어버린 가상자산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제미니가 상장했던 2025년 9월 당시 11만 5000달러 선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6만달러 선까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그 결과 제미니의 2025년 연간 순손실은 5억 8281만달러에 달했다.
코인베이스 등 대형 거래소 대비 1% 미만의 낮은 시장 점유율로 고전 중인 제미니는 조직을 슬림화하는 한편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영국, 유럽연합(EU), 호주 시장에서 철수하고 미국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신용카드 및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 등 비거래(Non-trading) 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
2025년 제미니 신용카드 가입자는 전년 대비 약 15배 증가했으며 4분기 기준 카드 포트폴리오 채권은 2억 1980만달러로 성장했다. 또한 지난 12월 새롭게 출시한 예측 시장 플랫폼은 1만50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안착 중이다.
서비스 부문의 선방에 힘입어 제미니의 2025년 4분기 총수익은 6034만3000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3년 내 분기 최고치를 달성했다.
크립토닷컴 역시 미국 시장 내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조건부 국법은행(National Trust Bank) 인가를 획득했으며 트럼프 미디어 그룹과 손잡고 예측 시장 및 상장지수펀드(ETF)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타일러 윙클보스, 카메론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 창업자는 19일 주주서한을 통해 “우리는 비트코인 회사로 시작해 이제는 시장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며 “상장 기업으로서 겪는 혹독한 피드백 루프를 기꺼이 환영하며, 올림픽을 향한 여정처럼 패배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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