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 출연자가 하는 곳이래"…에루샤 없이 성공한 더현대서울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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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서울에서 소비자들이 쇼핑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7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서울에서 소비자들이 쇼핑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더현대서울이 '팝업 스토어(팝업) 성지'를 넘어 신생 브랜드를 키우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식음료·패션 등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업체를 발빠르게 유치해 집객력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브랜드에게는 대중성을 확보할 오프라인 무대를 제공하는 구조를 갖추면서다.

지역 맛집부터 인플루언서 식당까지 다 모은 더현대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더현대서울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들이 잇따라 팝업을 열고 있다. 서울 성수동의 스페인 음식점 ‘페레힐’은 지난 3일 더현대서울에서 첫 오프라인 팝업을 진행했다. 이 식당은 연애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4’ 출연자 김우진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방송이 인기를 얻으며 함께 주목받았다. 팝업 현장에서도 오픈런이 빚어지는 등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서울 지하2층에 내부 공사를 위한 외벽이 설치돼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서울 지하2층에 내부 공사를 위한 외벽이 설치돼있다./사진=박수림 기자

강원도 기반 디저트 브랜드 ‘강릉 길감자’도 지난달 더현대서울에서 첫 팝업을 열었는데 개점 30분 만에 200명 이상 대기 고객이 몰렸다. 지난해 유명 경제 유튜버 슈를 앞세워 990원짜리 소금빵을 판매해 화제를 모은 ‘ETF베이커리’도 이달 중 팝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백화점 지하 2층에 외벽을 세우고 팝업 운영을 위한 내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현대서울 팝업을 계기로 정식 입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노이스’는 작년 밴드 오아시스와 협업해 더현대서울 단독으로 국내 첫 팝업을 진행한 후 지난달 백화점 3층에 정식 입점했다. 온라인 기반 여성 패션 브랜드 ‘론론’ 역시 이곳에서 첫 팝업을 연 뒤 오프라인 1호 매장을 냈다.

‘에루샤’ 없이도 통한 더현대…팝업으로 차별화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서울 '페레힐' 팝업스토어에 소비자들이 몰려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더현대서울 '페레힐' 팝업스토어에 소비자들이 몰려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을 여는 업체들은 이미 2030 세대 중심으로 SNS상에서 인지도를 확보했거나 지역 기반으로 입소문을 탄 경우가 많다. 온라인 기반 팬덤을 갖춘 신생 브랜드가 백화점에 들어와 화제성을 불어 넣어주고, 브랜드는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과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며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더현대서울은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는 명품 3대 브랜드인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없이도 흥행에 성공한 이례적 사례로 꼽힌다. 2021년 개점한 후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명품 대신 화제성 높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젊은층을 끌어들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략이 통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더현대서울의 매출은 약 1조2864억원으로 전년(1조1994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현대백화점 전국 점포 평균(25.1%)의 두 배를 웃돈다. 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팝업과 오프라인 기반이 부족한 신진 브랜드 중심의 공간 기획이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팝업 규모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팝업은 약 660건으로 전년(약 480건) 대비 37.5% 증가했다. 개점 첫해인 2021년(약 100건)과 비교하면 5년 만에 6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백화점이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집객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팝업 등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요소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팝업은 단순 이벤트를 넘어 소비자 유입을 유도하고, 다른 매장 방문으로 이어지는 '크로스셀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기반 브랜드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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