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더 거칠게 떨어진다. 365일 개장과 폐장도 없다. 가상자산 시장의 매력이던 ‘변동성’이 이제는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때 ‘인생 역전’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코인이 흔들리고 있다. 가상자산의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크게 밀렸다. 지난해 10월 6일, 12만 6210달러(1억 9436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6만 달러선 아래로밀리며 고점 대비 50% 넘게 하락했다.
원화 시장에서도 흐름은 비슷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52주 최고가 1억 7986만 9천원을 기록했으나, 한때 최저 8877만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2일에는 9111만 6천원에 마감하며 다소 오름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최고가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벌 때는 크게 벌지만, 잃을 때도 순식간이다. 이것이 코인 시장이 가진 가장 강한 유혹이자 가장 큰 위험이다.
코인의 변동성은 대중에게만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스타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재테크 경험을 공개해온 이들 가운데 일부는 코인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고 밝혔고, 누군가는 주식보다 더 큰 손실을 봤다고 털어놨다.
어떤 이에게 코인은 전 재산 800만 원을 10억원대로 불린 ‘인생 역전’의 기회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주식 실패보다 더 큰 상처로 남았다. 또 누군가는 고수익을 약속한 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사이트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피해를 겪기도 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코인 시장. 스타들의 사례로 그 명암을 들여다봤다.
코인도 ‘홍반꿀’?…노홍철 “주식 몇 배 잃어”
방송인 노홍철은 연예계 대표 ‘투자 실패담’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그는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주식 투자 실패의 아이콘이 됐다. 이후 이 캐릭터를 살려 카카오TV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 시리즈를 통해 주식 투자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주식 시장에 도전한 해당 프로그램에서도 예상과 다른 흐름을 겪었다. 그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모습이 몇차례 보여진 뒤, 그의 별명은 ‘홍반꿀’이 됐다. ‘노홍철 반대로 하면 꿀’이라는 뜻의 이 별명은 그의 주식 투자 잔혹사를 상징하는 말처럼 굳어졌다.
노홍철의 투자 실패담은 주식에서 끝난 게 아니었다. 최근에는 ‘코인’에서도 손실을 봤다. 노홍철은 지난달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재정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정준하의 권유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큰 손해를 본 것도 유명한 그는 이를 언급하며 “준하 형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제 인생 최대 상처인 줄 알았는데 살다보면 더 큰 상처가 온다”고 또 다른 실패담을 털어놨다.
노홍철에게 아픔을 안긴 것은 바로 코인. 그는 “코인으로 그 주식 손실의 몇 배를 잃었는지 모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 엄청 벌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 방송에서는 “코인 수익률이 마이너스 97%”라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노홍철의 사례는 코인 시장 특유의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만큼, 반대로 손실도 순식간에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노홍철의 사례가 보여준다.
아울러 그는 “대출 빼면 (재산 규모가) 얼마 안 된다. 내일 망가질 수도 있다”며 “무리한 대출을 했다. 누구보다 불안정하다”고 솔직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성공한 자산가로 보이던 그가 위험자산으로 인해 큰 손실을 겪은 셈이다.
800만원이 10억으로…정혁이 보여준 ‘코인 대박’의 유혹
코인으로 실패한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변동성 가운데 주식 시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큰 수익을 거둔 사례도 있다. 바로 모델 겸 방송인 정혁이다.
그는 과거 전 재산에 가까운 800만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10억원대 수익을 올렸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혁은 지난해 7월 방송된 MBN 예능 ‘가보자GO 시즌5’에 출연해 “재테크를 안 할 수가 없다. 어릴 때 집이 잘 사는 편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투자 실패도 하고 성공도 많이 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비트코인이 완전 대박 났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혁은 “2018년에 모델 일만 하고 방송을 안 하고 있을 때다. 통장에 800만원이 있었는데 비트코인을 풀매수 했다. 하루 지나니 중고차가 됐고, 다음 날 SUV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십몇억까지 갔다가 이슈가 생겨서 다 떨어졌다. 저는 갖고 있다가 몰랐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경험을 해서 다음에 기회가 왔을 때 다시 한번 했다”며 이후 다시 기회를 잡아 투자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정혁의 사례는 코인 시장에 강력한 유혹을 느끼게 한다. 적은 돈으로도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의 변동성도 보여준다. 십억원대까지 불어났던 자산이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안전자산으로 투자처를 다양화했다. 정혁은 땅과 금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분산투자하면 된다. 10만원이 있으면 2만원은 금 사고 2만원은 땅 사고”라며 조언했다.
“사이트가 사라졌다”…최진혁이 겪은 코인 사기
배우 최진혁의 사례는 코인 투자의 또 다른 위험성을 보여준다. 단순히 시장 변동성의 위험 뿐 아니라 사기성 투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진혁은 지난해 11월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지인의 권유로 코인 투자에 나섰다가 피해를 봤던 경험을 공개한 바 있다.
최진혁은 “코인을 채굴하는 회사가 있었는데, 지인이 코인에 천만원 넣으면 백만원씩 이자가 붙는다고 하더라”며 “금액을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받는 이자가) 커지는 건데, 실제로 내가 옆에서 목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때 좀 힘들 때여서 저걸로라도 재테크를 해봐야겠다 생각했다”며 “그러고나서 두 달은 꼬박꼬박 이자가 잘 들어오다가 갑자기 사이트 자체가 먹통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리석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은 코인 투자에서 가장 흔하지만, 경계해야 할 신호다. 가격 변동성만으로도 위험한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이나 지인 권유에 의존한 투자는 사기나 등 범죄나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박과 쪽박 사이…예외는 없다
코인은 누군가에게는 인생 역전의 기회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주식보다 더 큰 상처로 남았다.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만큼 하락도 가파르다. 여기에 코인 자체가 가진 가치와 실사용성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따라붙는다.
최근 비트코인 하락세 속에서 억만장자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의 경고가 주목받고 있다. 2000년 닷컴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그는 최근 비트코인을 두고 “쓸모없고 투기적인 자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년, 수십 년이 흐르면서 비트코인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비트코인은 경제가 견조한 상황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도 가치가 반토막 난다”며 “사람들은 비트코인으로 저녁 식사를 사거나 슈퍼마켓에서 결제하는 등 진정한 거래를 하지도 않는다. 그저 사기꾼들이 자금 세탁을 하는 데 쓰일 뿐”이라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의 발언은 코인의 본질을 둘러싼 오랜 논쟁을 떠올리게 된다. 코인이 미래 자산인지, 투기적 거품인지를 두고 의견은 여전히 갈리고 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자산일 수록 성공담에 의지해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스타들의 사례 역시 같은 메시지를 남긴다. 코인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순식간에 자산을 흔들 수도 있다. 벌 때는 크게 벌지만 잃을 때도 크게 잃는 시장. 대박 성공담과 쪽발 실패담 사이의 간격이 유독 좁은 곳이 바로 코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성공담이 아니라, 투자 후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는 쉽게 퍼지지만, 그 뒤에 감춰진 손실은 뒤늦게 드러난다. 코인이 실물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해내지 못한 상황에서 가격만 보고 뛰어드는 투자는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경고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은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규제와 시장 심리,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따라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아울러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이나 지인의 권유,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김소연의 스테크(스타+재테크)
부동산, 금, 미술품 등 실물 자산부터 암호화폐 등 가산 자산까지 투자처가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을 하기엔 게으르고, 코인을 하기엔 소심해 출근을 하는 직장인 기자가 스타들의 재테크 비결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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