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운영자금 책임공방…대주주 MBK냐, 주채권사 메리츠금융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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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정상화 위해 1000억원 DIP 지원 의사 재확인
김병주 회장 보증 촉구..."최대주주 책임 있는 역할 필요"

  • 등록 2026-06-22 오후 4:43:20

    수정 2026-06-22 오후 4:43:20

메리츠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메리츠금융그룹)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회생의 성패를 좌우할 긴급 운영자금(DIP 금융)을 둘러싸고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연일 공개 입장문을 내며 MBK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고, MBK는 홈플러스 등을 통해 주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가결하기로 한 기간은 7월3일까지로, 홈플러스는 이 안에 운영 자금 마련안을 확정해야 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지난 18부터 22일까지 3회 연속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MBK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과 손실 부담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츠금융은 MBK가 운용자산 약 50조원 규모의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이며, 김병주 회장 역시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MBK는 “이번 사안의 본질은 메리츠가 홈플러스를 계속기업으로 보고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을 실행할 의지가 있느냐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또 “메리츠금융이 펀드 평가이익과 미실현 수익을 현금처럼 계산해 재무 여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부터 이어져 왔다. 홈플러스는 운영 중인 점포 유지와 상품 공급 정상화를 위해 총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며 메리츠금융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메리츠금융은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조건부로 내세우며 1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을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했다. 나머지 1000억원은 MBK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양측 모두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회생절차상 DIP 금융을 반드시 주주가 공급해야 한다는 규정도, 최대 채권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에게 부담을 넘기려는 협상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한 구조조정 전문가는 “메리츠금융이 요구하는 것은 법적 책임이라기보다 대주주의 도의적 책임에 가깝고, MBK는 법적으로 추가 출자 의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메리츠의 공세가 단순한 감정 싸움이라기보다 회생계획안 협상을 앞두고 MBK의 추가 자구 노력을 끌어내기 위한 압박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회생절차가 개시된 만큼 최종 결정권은 서울회생법원이 쥐고 있지만, 회생계획안의 성패는 결국 대주주와 채권자 간 이해관계 조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000억원, 2000억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먼저 돈을 내고 손실을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양측이 평행선을 달릴수록 홈플러스 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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