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국 정상 영상회의
英·佛 주도…韓·日 참석
기뢰 제거·정보 공유 등
종전후 안보구상에 초점
이란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해협의 재개방을 위해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40여 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영상회의가 개최됐다. 미국이 빠진 가운데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방어적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호르무즈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영상회의를 공동 주재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직접 파리를 방문해 참석했다. 주요 7개국(G7) 유럽 국가 정상들이 모두 대면 참석하며 강한 결속력을 보여준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 호주, 캐나다 정상들도 회의에 참석했다.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국제기구도 참여했지만, 전쟁 당사국인 미국은 기획 단계부터 제외돼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전쟁 당사국이 아닌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해 해협 안정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영국 총리실은 이번 임무가 엄격하게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회의에 앞서 "상업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고 기뢰 제거 작업을 지원해 글로벌 안정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조건이 갖춰지는 즉시 방어적 성격의 국제 군사 작전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군사 작전은 비전투 국가 중심의 '방어적 임무'로 제한된다"며 "해협 통과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는 안보 여건이 갖춰질 때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40여 개국 정상들이 추진하는 호르무즈해협의 자유 항행은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성립된 이후의 '전후 안보 구상'에 초점을 맞췄다. 참가국들은 섣부른 교전 참여나 선박 호위보다는 해저 기뢰 제거, 해상 위협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고립된 선박에 대한 물류 지원 등 비공격적 임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기뢰 제거는 유럽이 강점을 가진 분야로 꼽힌다. 카트린 보트랭 프랑스 국방장관은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등은 기뢰 제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무인 기뢰 제거 장비 투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회의 참석 국가들 중 실제 군사 자산을 제공할 국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회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독일은 기뢰 탐지·제거함과 정찰기 파견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휴전 성립과 의회 승인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한 유럽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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