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E채널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 화면캡처
★1줄컷 : 통장보다 마음이 더 두둑한 사람, 임형주
성악가이자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지갑에는 현금 대신 상품권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 이유는 편의도, 소비도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방법, 자존심을 지켜주는 방식, 임형주만의 ‘부자의 품격’이 그 안에 담겨 있었다.
EBS와 E채널이 공동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한 임형주는 15년째 사용 중이라는 자신의 지갑을 방송 최초로 공개했다. 도톰하게 부풀어 오른 지갑 안을 살펴본 서장훈은 “이 뚱뚱한 게 다 돈이냐”며 놀랐다가, 다양한 백화점 상품권들이 가득 들어 있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떴다.
이에 대해 임형주는 이렇게 설명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예술가 후배들이 많다. 그 후배들에게 돈을 주는 건 자존심이 상할 수 있으니까, ‘형이 상품권이 너무 많이 생겨서 좀 써줘’ 하면서 건넨다.”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MC 서장훈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방송에서 임형주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400평 규모의 4층 자택도 처음 공개했다. 그는 한국 음악가 최초로 세계 4대 음반사와 계약을 맺은 이력이 있다. 서장훈이 “계약금이 어느 정도였냐”고 묻자, 임형주는 “돈에 대해 적나라하게 말한 적은 없지만, 스무 살쯤 음반 계약금으로 백만달러를 받았다”며 웃었다.
공연 수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01년쯤 조수미 선배께서 회당 1억 원 이상을 받으셨고, 제가 2003년 말쯤 그 금액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후 독창회 150회, 협연 300회 이상을 소화한 그는 서장훈으로부터 “보수적으로 잡아도 500억 원 이상 번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임형주는 “제가 지금까지 번 돈의 절반 이상은 기부했다”고 했다.
방송을 통해 드러난 임형주의 선행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는 “곡당 1000만 원씩 3곡을 요청받는 행사와 소아암 환우를 위한 무보수 재능기부가 겹친다면, 저는 단연코 후자 행사에 간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만큼 감사한 일이 어딨나”라고 덧붙였다.
1986년생인 임형주는 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 졸업하고, 2002년 미국 줄리아드 스쿨 예비학교 성악과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다. 2003년부터 팝페라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그는 세계 여러 공연장에서 무대를 이어가며 팝페라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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