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가족계획' 주연 배두나
서툴지만 헌신적 엄마役 연기
"가족 이야기가 가장 끌려요. 꼭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느냐 없느냐가 한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쿠팡플레이 드라마 '가족계획'(연출 김곡·김선)에서 주연 한영수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가 29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가족계획'은 가족의 서사가 중심이 된 블랙코미디 히어로물이다. 특수교육대라는 의문의 기관에서 탈출한 5명의 능력자가 가족을 이뤄 숨어다니다 한 도시에 정착해 악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한영수는 타인의 기억을 조작하고 정신적 고통을 주는 브레인 해킹을 하지만 아들 지훈(로몬)과 딸 지우(이수현), 남편 백철희(류승범), 시아버지 백강성(백윤식)에게는 늘 다정하다.
한영수가 가족들을 아끼는 이유는 그들이 한영수의 결핍을 채워주는 존재들이어서다. 어린아이 때부터 특수교육대에서 병기로 길러진 한영수는 당시 갓난아이이던 지훈과 지우를 데리고 특수교육대를 탈출했다. 자신이 겪은 것처럼 그들이 감정 없는 인간 병기로 키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배두나는 "영수에겐 자신이 살고 싶던 삶을 지훈과 지우가 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촬영을 하면서도 영수가 내심 지훈과 지우를 부러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한영수를 감정이 결핍된 인물로 드러내는 것에 힘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냉혹한 인간 병기로 키워져 감정을 느끼거나 표출하는 것이 어려운 인물, 엄마의 역할을 잘하고 싶어 아침마다 앞치마를 매고 요리를 하지만 늘 서툰 캐릭터로 표현하려 했다는 것이다.
배두나가 한영수를 묘사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수단은 무표정이다. 극 중 한영수는 좀처럼 표정이 없고 지훈, 지우와 관련된 일에만 얼굴에 감정을 드러낸다.
배두나는 "표정을 쓰면 관객이 인물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전에 감정을 알아버릴 수 있어 원래 표정을 많이 사용하는 연기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이전 작품들에서는 표정을 자제하고, 삐져나오는 감정으로만 관객이 인물의 감정을 눈치채게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감정이 삐져나오지 않게 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