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 이후 교섭 요구 폭주
공장 하청노조 조합원 1675명
현대차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
울산지방노동위서 최종 결정
협력사만 8500개 후폭풍 클듯
지난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하청 노조에 대한 원청 기업의 교섭 부담이 커진 가운데 다음달 1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울산 지노위)가 현대자동차에 대한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한다.
철강, 조선, 건설업에 이어 자동차 업계까지도 하청이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파도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울산 지노위는 전국금속노조가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 사건에 대해 다음달 1일 심문회의를 열고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 현대차가 노란봉투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하청 노조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후 현대차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했고, 금속노조는 4월 울산 지노위에 시정 신청을 요구했다. 교섭을 요구한 하청 노조 조합원은 1675명으로 울산·아산·전주공장의 구내식당, 보안업체, 차량 판매 대리점에서 조리, 경비, 영업을 하고 있는 인력들이 주축을 이룬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들이 근로 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원청 기업(사용자)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제조업 하청 구조가 많은 대표 사업장이란 점에 비춰 보면 이번 지노위 판단에 따른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는 사내외 협력사가 8500여 곳에 달한다.
경영계는 울산 지노위의 판단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최근 각 지역 노동위에서 현대제철,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등을 대상으로 잇따라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원청의 사용자성이 무더기로 인정되면서 노조 측 교섭 요구도 폭주하고 있다.
만약 현대차가 사용자성을 인정받게 되면 향후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하청 노조와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매년 원청 노조와의 교섭에도 난항을 겪는데 하청 노조까지 교섭하게 되면 경영 효율성이 급격히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경영계 고위 관계자는 "원청 노조에 이어 하청 노조까지 교섭 창구가 확대되면 갈등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경영은 고사하고 1년 내내 교섭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노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아예 외주나 협력사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 개편이나 인수·합병(M&A) 등 기업 체질 개선 작업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교섭 대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노조와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겨냥해 인공지능(AI)·로봇 도입 관련 단체협약 신설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우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노사 협상 문턱이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또 삼성전자 고액의 성과급 사태와 관련해 하청업체로 범위가 확대되며 경영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전 종업원은 물론 협력업체 직원들에도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경영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이 원청과 단체교섭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협력업체까지 성과급 분배를 요구하는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등 친노조 성향의 법안이 잇따라 시행되며 올해 교섭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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