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정비사에서 외식 창업…"K푸드 대표주자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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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인생푸드 대표가 창업에 이른 여정과 자사 브랜드 개발 과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인생푸드 제공

이상훈 인생푸드 대표가 창업에 이른 여정과 자사 브랜드 개발 과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인생푸드 제공

아구찜 배달 전문업체 인생푸드가 운영하는 ‘인생아구찜’은 2020년대 들어 외식업계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프랜차이즈 중 하나다. 2020년 첫 매장을 낸 지 불과 4년 만에 가맹점이 175개로 늘었다. 올해는 ‘K푸드 아구찜의 글로벌화’를 기치로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15일 경기 부천 본사에서 만난 이상훈 인생푸드 대표(33)는 “꼭 아구찜이라는 아이템에 머물지 않고 한식 전반을 포괄하는 글로벌 식음(F&B)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원래 대학에서 항공기계학을 전공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항공기 정비사로 2년 정도 일했다. 그러다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생각에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후 속독학원 강사로 일하며 학원 사업에 손을 댔다가 6개월 만에 투자한 돈을 모두 날렸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자책한 나머지 6개월가량을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 새벽엔 택배 상하차, 점심엔 배달의민족 자전거 배달, 저녁엔 음식점 주방일 등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1년여간 일하며 다시 기운을 찾고 돈을 모은 뒤 이번엔 소자본 창업에 도전했다. 2020년 2월 부천에 인생아구찜 1호점을 열었다. 이 대표는 “아구찜은 메뉴 단가가 4만~5만원으로 비교적 비싼 데다 해산물이라 진입장벽이 높다”며 “배달음식 주 소비층인 3040 여성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인생아구찜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배달음식 시장 활황 등을 타고 놀라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0년 말 10개이던 매장은 2022년 말 50여 개, 2023년 말 100여 개로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매장이 80개 가까이 늘면서 배달 아구찜 시장 점유율 1등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매장이 단기간에 급증한 건 점주들 사이에 “인생아구찜은 수익성이 높다”는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작년 기준 인생아구찜 점포당 월평균 매출이 5000만원에 달하고 이익률도 17~18%에 이른다”며 “기존 점주들이 지인에게 많이 추천해 일가족이 여러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아구찜 맛을 내는 핵심 재료인 소스 제조 공장을 본사가 직접 운영해 공급 비용을 낮춘 것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인생푸드는 올해 첫 해외 진출에 나선다. 오는 4월 중국 상하이에 인생아구찜 직영점을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해외 매장은 대부분 배달 전문인 국내와 달리 홀과 배달을 동시에 운영할 예정이다. 2호점도 연내 상하이에 내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해외 각국에서 매장을 내고 싶다는 제안이 계속 들어왔다”며 “중국에서 K푸드인 아구찜에 대한 관심이 높고 본사가 직접 성공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겠다고 판단해 직영점을 내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일본 호주 등지로 진출 국가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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