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망기업 아니면 무리하지마”…지점별 기업대출 목표치 없앤다는 이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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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기업금융 이원화 전략을 통해 신성장기업 대출을 적극 촉진하고, 일반 영업점의 기업대출 목표를 유지로 설정하여 출혈 경쟁을 자제할 방침이다.

이 전략은 대출 건전성을 관리하면서도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신임 정진완 은행장이 주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이러한 방침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더욱 강화된 자본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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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성장 이원화 전략 마련
대출규모 유지만해도 최고점
성장기업 대출엔 가산점 부여
평가기준 바꿔 참여 유도나서

우리은행 [사진 = 연합뉴스]

우리은행 [사진 = 연합뉴스]

우리은행이 자산 증대와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기업금융 이원화’ 전략을 추진한다. 영업점에 기업대출 목표치를 부여하지 않는 대신 신성장기업 대상의 대출은 적극 독려하는 식이다. 시중은행이 영업점에 기업금융 성장률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은행이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기조에 부응하면서도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금융 이원화 전략을 수립했다. 골자는 영업점에서 신성장·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을 내줄 수 있도록 확실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출혈 경쟁은 자제하도록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하는 것이다.

일반 영업점에 대해선 기업금융 관련 KPI의 기준을 성장이 아닌 유지로 잡았다. 통상 시중은행은 매년 기업대출의 목표 성장률을 설정하고 영업점이 이를 달성했을 때 더 높은 점수를 준다. 대출 증가폭이 평가의 핵심이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는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만 해도 해당 과목은 평가상 최고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만큼 영업점은 기업여신 전체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무리한 영업을 펼치며 과도한 비용을 투입하는 등 출혈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대신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에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특히 신성장기업에 대한 대출은 늘릴 것을 적극 독려한다. 신성장기업은 정부 부처와 정책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혁신성장정책금융센터’에서 선정하는 고속 성장 기업이다. 은행이 여신을 통해 수익성을 증대할 뿐 아니라 국가 성장동력 발굴에도 일조함으로써 사회적 역할을 해낸다는 취지다. 신성장기업에 대한 대출을 충분히 늘렸다면 기존 대출이 줄어도 평가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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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프라임센터, 신성장기업영업본부 등 특화 채널에는 기업금융 성장 목표치를 정해둔다. 신성장기업영업본부는 신성장기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조직이며, 비즈프라임센터는 주요 산업단지 내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여신을 비롯한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채널이다. 해당 부문은 설립 취지 자체가 신성장기업 활성화에 있으므로 능동적 영업을 펼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대기업 여신에도 이원화 방침을 적용할 계획이다.

일반 대기업 여신은 전년 수준 ‘유지 목표’를 부여하되,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국가 주도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대출에는 확실한 유인책을 부여할 예정이다.

기업금융 이원화 전략은 은행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수립됐다. 우리은행은 수년 전부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금융당국이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조함에 따라 마냥 영업을 강화하기는 어려운 딜레마에 처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신규 기업대출 실적을 직원의 KPI에서 제외할 뿐 아니라 기업여신을 회수했을 때 가산점까지 주는 관리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새해를 맞이하며 기업대출 성과 평가를 재개했지만, 원화값 변동성 등 외부 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자산을 늘리는 것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신임 정진완 우리은행장 주도로 KPI를 개선함으로써 직원이 무작정 기업금융을 늘리기보다는 우량 여신을 선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게 됐다. 정 행장은 입행 이후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역량을 쌓아오면서 기업금융의 효율적 관리법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때 중견·중소기업의 토털 공급망관리 솔루션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고도화했으며, 중소기업과 시장 상인을 자주 접하며 기업금융 발전 방안을 구상했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이원화 전략이 타 은행으로 확산할지 주목한다. 올해 하반기 금융당국은 은행의 위험 손실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 최고 11.5%에 맞춰야 하는데, 이는 기존보다 2.5%포인트 대폭 높아지는 수준이다. 고강도 자산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는 대부분 금융사가 규제 선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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