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남 김동선 야심작 ‘벤슨’ 1주년… 연내 30호점 목표로 외형 확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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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포천 생산센터 미디어 첫 공개… 1주년 성과 및 청사진 발표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 도입… 최첨단 자동화 공정 시스템 구축

벤슨 경기 포천 생산센터 전경.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벤슨 경기 포천 생산센터 전경.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지난 1년간 맛과 품질 등 제품의 완성도는 크게 올라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수준과 저변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겠습니다.”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는 12일 경기 포천 생산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론칭 1주년을 맞은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의 성과와 청사진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한화갤러리아가 벤슨 운영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지난해 5월 서울 압구정로데오에 1호점 ‘벤슨 크리머리 서울’을 열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 “프리미엄 기준 바꿨다… 품질 경쟁력으로 시장 선도할 것”

현재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1987년 진출한 배스킨라빈스가 약 1700개 매장을 기반으로 1위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벤슨은 론칭 1주년을 맞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기준을 재정립하고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윤 대표는 원료, 유지방, 인공첨가물 사용 여부 등에 따라 아이스크림의 ‘티어(등급)’가 나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기준이 탈지분유 기반에 인공 유화제와 안정제를 사용하는 ‘티어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가 12일 경기 포천 생산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론칭 1주년을 맞은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의 성과와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가 12일 경기 포천 생산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론칭 1주년을 맞은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의 성과와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그러면서 소비자 입맛이 상향 평준화되면 ‘패러다임 시프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대표는 “90년대만 해도 다방에서 분말 커피에 프림을 타 마셨지만 지금은 커피 전문점에서 원두를 내리고 생우유를 넣은 라떼를 마신다”며 “소비자들이 맛의 차이를 느끼기 시작하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의 기준 역시 ‘티어1’로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벤슨이 내세우는 핵심 차별점은 원료다. 타사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정제수 44%를 기반으로 혼합탈지분유, 수입산 유크림, 인공첨가물을 섞는다. 반면 벤슨의 ‘퓨어 메이플 바닐라빈’은 국산 유크림 44%와 저지우유 25%로 구성됐으며, 설탕 대신 메이플 슈가를 쓰는 등 인공첨가물을 최소화했다.


유지방 함량은 17%로, 10% 내외인 일반 수준보다 높다. 오버런(공기 함량)은 40% 수준으로 낮췄다. 실제 40L 통에 담긴 아이스크림의 무게를 비교해보니 타사 제품은 2.4kg인 반면 벤슨은 3.4kg에 달했다. 원가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같은 부피 대비 밀도와 맛의 깊이는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 위탁 생산 대신 자체 생산 위해 설비 투자…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 도입

회사는 이례적으로 OEM(위탁생산) 대신 ‘직접 생산’을 택했다. 일반적으로 신규 브랜드는 시장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워 OEM을 선호하지만, 자체 생산 공장이 없으면 품질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약 2년간 준비 끝에 지난해 5월 완공된 포천 생산센터는 원유 가공부터 제조, 포장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원스톱 시설을 갖췄다. 고온살균시스템(HTST) 공법과 최대 3컬러까지 조합 가능한 플레이버 탱크를 구축해 최고급 다품종 생산에 특화됐다. 현재 공장에서는 10L 텁 기준 600~700개, 컵 기준 약 2만 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충진기가 텁에 아이스크림을 채워넣고 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충진기가 텁에 아이스크림을 채워넣고 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자동화 공정이다. 일반적인 동급 규모 공장에는 50~60명의 현장직이 필요하지만, 이곳은 사무직을 포함해 단 32명만 근무한다. PLC 프로그램으로 가동되는 설비와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충진기 등을 도입해 포장·박싱 공정을 자동화한 덕분이다.

초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따르지만 로열티 등 외부 유출 비용이 없기 때문에 매장 수가 늘수록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회사 측은 점포 수가 50~100개 수준에 이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 “제품력이 좋으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김동선의 철학

벤슨은 파이브가이즈와 마찬가지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브랜드 방향성부터 제품 테스트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야심작이다. 김 부사장의 지론은 “제품력이 좋으면 나머지는 따라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벤슨의 여러 메뉴 중 ‘퓨어 메이플 바닐라빈’과 ‘다크 초코 브라우니’를 가장 선호할 만큼 자사 제품에 대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지론을 토대로 벤슨은 지난 1년간 맛과 품질 개선에 집중했다. 내부 실무진과 경영진이 월 2회 이상 품평회를 열었고, 한화푸드테크 파인다이닝 셰프와 아워홈 베이커리 팀 등 계열사 F&B 전문가 그룹이 주 1회 제품 평가 피드백을 제공했다. 외부 고객 평가단의 의견도 반영했다.

신제품 출시에도 속도전 대신 완성도를 택했다. 윤 대표는 “식품업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트렌드에 맞춰 완성도 낮은 제품을 내놓는 것은 브랜드 철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3일이면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타사와 달리 벤슨은 해외 최적의 원료 수급처를 찾는 등 심도 있는 R&D 과정을 거쳐 신제품 출시에만 약 6개월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30호점, 2027년 100호점… 갤러리아서 170억 수혈

베러스쿱크리머리는 1주년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다. 올해 30호점, 2027년 100호점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모회사인 한화갤러리아로부터 170억 원의 자금을 추가 출자받기로 하며 실탄도 확보했다.

올해는 로드샵 6곳, 특수상권 1곳 등 점포 7곳이 문을 열어 현재 15곳이 운영 중이다. 추가 개점이 확정된 6곳을 더하면 오는 7월까지 점포 21곳을 운영하게 된다. 초기에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출점했으나 올해는 신림·화곡 등 비강남권으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과 컬리 등 온라인 채널 입점에 이어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도 도입한다.

벤슨 강남역점, 롯데월드몰, 그랑서울, 화곡점. 베러스쿱크리머리 제공

벤슨 강남역점, 롯데월드몰, 그랑서울, 화곡점. 베러스쿱크리머리 제공
다만 편의점·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 채널 입점이나 가맹 사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무분별한 프로모션으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 균일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당분간 직영점 체제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벤슨의 공격적인 확장은 최근 한화갤러리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식음료(F&B) 사업 강화 기조와 맞닿아 있다. 김 부사장은 F&B 부문을 전사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 부문 매출이 2024년 5159억 원에서 2025년 5114억 원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F&B 부문은 같은 기간 약 63% 올랐다. 이번 베러스쿱크리머리에 대한 170억 원 출자 역시 단순한 자금 대여를 넘어 벤슨이라는 독자 브랜드의 영토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김 부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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