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빙빙 머리 흔들흔들…환경단체 “대전 오월드 환경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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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오월드 내 야생동물 사육, 전시환경을 점검한 결과 방사장이 생태 환경에 맞지 않고 일부 동물들은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프레리도그가 시멘트 바닥에서 땅을 파는 정형행동을 하는 모습.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오월드 내 야생동물 사육, 전시환경을 점검한 결과 방사장이 생태 환경에 맞지 않고 일부 동물들은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프레리도그가 시멘트 바닥에서 땅을 파는 정형행동을 하는 모습.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대전 중구 사정동에 있는 유원지인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 있는 일부 야생동물 방사장이 생태환경에 적합하지 않고, 스트레스로 인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이른바 정형행동을 보이는 동물도 있다고 환경단체가 주장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오월드 내 야생동물들의 사육과 전시 환경을 점검한 결과, 야생과 전혀 다른 방사장 환경이 조성돼 있고 훔볼트펭귄, 아무르표범, 반달가슴곰, 수달 등 야생동물들이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정형행동은 동물들이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행동으로 아무런 목표나 목적이 없는 이상행동을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정형행동의 강도가 세지며, 개체별로 계속해 같은 공간을 뱅뱅 돌거나 머리를 흔드는 모습 등을 보인다는 게 녹색연합 설명이다.

점검 결과 땅에 굴을 파고 생활하는 생태적 특성을 가진 프레리도그는 방사장 모서리를 긁어내고 머리를 집어넣으려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방사장 바닥은 흙이나 풀이 없는 시멘트로 만들어졌다. 아무르표범도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 벽 쪽에서 1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같은 곳을 원을 그리며 뱅뱅 맴도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수달은 몸을 물어뜯는 행동을 하고, 곰은 계속해서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오월드 내 야생동물 사육, 전시환경을 점검한 결과 방사장이 생태 환경에 맞지 않고 일부 동물들은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좁은 수조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훔볼트펭귄.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오월드 내 야생동물 사육, 전시환경을 점검한 결과 방사장이 생태 환경에 맞지 않고 일부 동물들은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좁은 수조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훔볼트펭귄.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수달은 피부질환을 막기 위해 몸에 묻은 물기를 닦고 말리는 잔디나 흙 같은 공간과 잠을 자거나 쉴 때 필요한 굴이 필요하지만, 오월드 동물원 방사장 안에는 이 같은 공간이 없었다. 페루와 칠레 해안 지역에 서식하며 주로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훔볼트펭귄은 12마리가 좁은 수조에 전시돼 있다. 수조는 전면이 유리로 돼 펭귄이 관람객의 눈을 피할 수 없는 구조였다.펭귄들은 유리 밖으로 나가려는 듯 유리를 마주하고 계속 수영을 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열악한 사육환경이 동물들의 정형행동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은 가급적 야생과 흡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생태적인 전시기법’을 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오월드 시설 개선 사업으로 최신식 놀이시설을 구비하고 워터파크를 만든다는데,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동물원 전시 환경의 세계적 흐름에 맞춰 동물 복지를 위한 시설 개선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오월드는 2002년 5월 5일에 개장했으며, 유원지 안에 있는 주랜드와 버드랜드 동물원에는 총 119종 880여 마리 동물이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2029년까지 총 3100억 원을 들여 대전오월드 시설 현대화와 최신식 놀이기구와 워터파크를 확충하는 재창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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