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금리 인하, 집값 상승 기대 부추길 우려 크다”

12 hours ago 2

8월 금통위 의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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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8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과 기대 심리 확산, 환율 등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미국의 9월 공개시장운영위원회(FOMC) 등을 지켜보며 금리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6일 한은이 공개한 ‘2025년 제136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다수의 금통위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성장 전망 상향 조정에도 하반기부터 내수 진작 대책 효과가 미약해지고, 트럼프 관세 부담이 가시화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럼에도 금리를 낮추게 되면 서울 일부 지역 주택가격 상승이 확산하고,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기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대내외 경기와 대미 무역협상 구체화 과정 등을 지켜보며 금융 완화 시기와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한 금통위원은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의 추세적 안정 여부는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면서 “따라서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부추길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기는 정부의 추경 등의 효과를 좀 더 점검해 볼 여지가 있다”면서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할때 내외금리차 확대가 자본유출을 통해 외환수급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위원은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의 경우 적극적인 거시건전성 대책에 힘입어 상당 부분 의도한 정책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아, 제한적이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리스크가 다시 높아질 우려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은 “가계대출은 정부 가계부채 대책에 증가규모가 크게 축소됐고,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은 다소 진정됐다”면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은 데다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어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추세적으로 안정될 지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또 다른 위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이후 주택시장 과열 양상이 진정되고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면서도 “서울 선호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남아 있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 역시 “가계부채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으로 그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제약, 실거주 수요,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로 인한 추가적인 투자 수요가 계속 존재하고 있어, 아직은 추세적인 안정세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인하 소수의견을 낸 신성환 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진 점을 감안할 때 비록 주택가격 상승세가 완전히 진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상승 모멘텀이 지난 통방 이후 상당히 약화된 현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신 위원은 또 “금년 중 예고된 일부 산업 구조조정 및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조정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정 및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도 금융 여건을 현재보다 조금 더 완화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28일 통방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2.50%로 결정했다. 신 위원은 홀로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언급하는 포워드가이던스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 시장 동향과 이달 16~17일 열리는 미국의 9월 FOMC 회의 결과, 트럼프 상호 관세 최종 합의 등을 지켜본 후 10월과 11월 중으로 금리를 한차례 낮출 것으로 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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