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등판 '초읽기'…국민의힘 대선판 '지각변동' [정치 인사이드]

3 days ago 8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선이 한창인 국민의힘 대선판은 한 대행의 합류로 한 차례 큰 지각변동을 겪을 전망이다. 다만 치열했던 경선이 무의미해진다는 점, 한 대행이 탄핵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등에서 '한덕수 대망론'을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6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행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총리직을 내려놓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전망이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 5월 4일을 다 채우지 않고 빠르게 합류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 대행이 출마 의사를 굳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한 대행은 그동안 대선 출마 의사에 관한 쏟아지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거나 즉답을 피해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 사진=김범준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 사진=김범준 기자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인데도, 한 대행은 여론조사에서 현역 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갤럽(지난 22~24일·1005명 대상)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대행은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에서 각각 17%, 14%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한동훈, 홍준표, 김문수 후보와 선두 경쟁을 벌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불붙은 '한덕수 대망론'에 경선 후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일단 현재 '4강'에 안착한 모든 후보는 한 대행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대행 출마론을 맹비판해왔던 한동훈 후보와 홍준표 후보도 손을 내미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상태다. 그 이유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2차 경선을 앞두고 한 대행을 바라는 강성 지지층의 눈 밖에 나지 않으면서 단일화 주도권을 미리 쥐겠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아직 특정 경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은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한 대행의 장단점을 이렇게 분석했다. 먼저 장점으로는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 이번 대선에서 계엄 심판보다는 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 여론이 포착되는데, 한 대행이 오랜 경제 관료 출신이라는 점, 국민 통합 관점에서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 사진=김범준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 사진=김범준 기자

다만 단점으로는 "과연 완주할 수 있는지, 정치 경험이 없어서 이재명 후보에게 꺾여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중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윤석열 정부의 총리였던 만큼, 대통령을 확실히 끊고 갈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의문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는 총리가 출마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당 경선을 희화화하는 하책 중의 하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한 대행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가운데, 관건은 '빅텐트'의 주축에 누가 서느냐다. 한 대행 출마를 요구하는 측에서는 한 대행이 당적이 없기 때문에 빅텐트를 이끌 적임자라는 역설도 나온다. 지난 24일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정강·정책 연설에서 당적을 포기하는 무당(無黨) 대통령을 언급한 것도 결국 한 대행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중을 에둘러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범보수 빅텐트에 합류할 명분이 생기려면 당적이 없는 한 대행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단일화 '원샷 경선'을 거칠 것"이라며 "한 대행 출마를 놓고 찬반양론이 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하기 위해선 모두가 뭉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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