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국가 전략하에 천문학적 규모의 국부펀드를 집행하고 있다. 대만은 국부펀드(NDF)를 통해 TSMC와 같은 세계적 기업을 키워냈다. 이제 단순히 기업만의 투자와 기술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
우리나라 첨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최근 몇 년간 뚜렷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반도체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D램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차전지 역시 중국이 70% 넘는 글로벌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중국에 역전당했다. 중국은 천문학적 보조금과 저리 관치대출을 통하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하에서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미래 중요한 산업 성장을 위한 마중물로 정책적 국부펀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부펀드는 단순한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이 아니라, 국가 전략 산업의 재도약과 국민 경제 선순환을 위한 핵심 정책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투자 원칙이 필요하다.첫째, 산업혁신펀드는 나눠 먹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핵심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키워 볼 만한 산업과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소규모 자본으로 쪼개서 나눠 먹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첨단전략산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미래 자본으로 재생산이 가능한 투자해 볼 만한 산업과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둘째,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대한민국이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먹고사는 시스템은 이제는 작동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무용지물이 되는 실정에서 국내 소비에만 의존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동북아 지역을 하나의 시장으로 육성하고 공동경제구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인프라 투자와 공급망 구축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국가가 대규모 국부펀드로 자본을 투자한다면 인프라망 투자, 공급망 투자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전력망과 스마트 도로망 투자를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혁신적 연구개발(R&D)을 위한 정책 지원과 세제 혜택, 규제 개혁 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도 첨단 산업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산업혁신펀드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국가 미래 성장을 담보하고 산업생태계를 혁신하며 국민 자산 증식의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정부가 첨단 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 세대에 ‘G7 국가’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을 넘겨주는 초석을 마련하길 기대한다.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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