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자리잡은 ‘신라면 분식’, 매장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입장한 일본인들은 즉석 조리기 앞에 서서 신라면, 툼바, 너구리 등 취향에 맞는 봉지 라면을 집어들어 직접 끓이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날 연인과 함께 찾은 한 20대 일본인 여성은 “한국인들이 한강에 가면 라면을 직접 끓여 먹는다고 들었다”며 “한국인들의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어 방문했다”고 했다.
K라면 대표 기업인 농심이 ‘라면 종주국’인 일본에서 ‘역수출’ 신화를 쓰고 있다. 일본에서 드물었던 ‘매운 라면’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팝업 공간 역시 오는 8월까지만 문을 예정이었지만, 인기에 힙입어 연장 운영키로 했다. 농심은 일본 시장 안착을 넘어 공격적으로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日 정착 넘어 시장 확대 나선 농심
일본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경쟁력은 신라면 브랜드와 매운 맛이다. 1980년대 일본을 진출할 당시 다양한 라면 카테고리에서 매운 제품군이 하나도 없었다는 게 농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라면 기술을 전수받고자 찾은 일본 시장에서 오히려 역발상으로 진출 기회를 엿본 것이다.
농심은 차근차근 현지에서 단계를 밟아나갔다. 1997년에는 신라면이 일본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5년 뒤인 2002년에는 농심의 일본 사무소가 법인으로 승격됐다. 드라마 ‘겨울연가’ 열풍과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해였다. 2009년부터는 농심이 직접 유통망을 갖추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일본 3대 편의점에 신라면이 입점됐다. 당시 전체 매출에서 1%대에 불과하던 일본 매출 비중은 지난해 4.1%까지 높아졌다. 매출액도 1000억원대로 뛰었다.
신라면 브랜드는 해마다 약 1000가지 신제품이 출시되는 일본 라면시장에서도 주요 매대에 자리잡고 있다. 실제 일본 도쿄 시내 편의점과 슈퍼마켓 여러 곳을 둘러봤을 때 어디에서나 신라면이나 툼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김대하 농심재팬 법인장은 “일본 라면시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됐지만, 유일하게 매운맛 카테고리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추세”라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14% 높은 일본 매출 240억엔(2221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넥스트 신라면’ 찾아라
농심은 향후 너구리와 툼바를 ‘제2의 신라면’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매운맛을 어려워하는 고객들에게도 다양한 식감과 맛의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판단이다. 지난 16일 열린 ‘2026 코리아 엑스포 도쿄’에서도 너구리의 활약이 돋보였다. 일본 2030 여성 소비자들은 우동처럼 쫄깃한 면발과 귀여운 캐릭터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농심은 이를 위해 일본 전역에서 젊은 층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오는 5월 11일까지 후지산이 보이는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시에 위치한 테마파크 후지큐 하이랜드와 협업해 신라면과 너구리, 툼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방문한 후지큐 하이랜드의 ‘푸드스타디움’에서 열린 팝업에서도 일본인들은 농심의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즐겼다. 일본을 찾은 해외 관광객도 K라면 체험에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 이날 후지큐 하이랜드에서 만나 20대 대만 관광객은 “우리가 흔히 아는 신라면이 다양한 요리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대만에 돌아가서도 한국 라면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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