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내년에 다시 만나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2026년 LIV 골프 코리아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 |
브라이슨 디섐보가 4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 |
4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최종 3라운드. 디섐보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361야드의 초장타에 이어 2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잡아내 2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만 6언더파 66타를 친 디섐보는 최종합계 19언더파 197타를 기록해 찰스 하웰 3세의 추격을 2타 차로 뿌리쳤다.
디섐보의 우승이 확정되자 18번홀 그린 주변에 모인 팬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우승을 축하했다. 홀을 빠져나오는 동안 손을 내민 팬들에 하이파이브하며 마지막 순간을 즐겼다. 이런 분위기는 사흘 내내 이어졌지만, 디섐보는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경기 시작 전에도 1번홀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팬서비스했다.
사흘 동안 열린 LIV 골프 코리아는 디섐보로 시작해 디섐보로 끝이 났다. 첫날 공동 선두로 나서며 분위기를 띄웠고, 둘째 날 단독 1위로 나서 완전하게 자신의 게임으로 만들었다. 이어 마지막 날까지 1위 자리를 지켜내면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디섐보는 개인전 우승에 팀 동료 하웰 3세, 폴 케이시, 아니르반 라히리와 함께 단체전 우승도 차지해 이날 하루 동안 475만 달러(약 66억 8000만원·개인전 400만 달러, 단체전 75만 달러)의 상금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한국 팬들의 사랑이었다. 디섐보는 한국에서의 환대와 팬들의 응원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디섐보는 “케빈 나와 대니 리가 한국에 꼭 와야 한다고 했다”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고, 특히 사람들의 환대와 음식은 매우 좋았다. 갈비는 매일 먹었던 거 같다”고 한국의 첫인상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 팬들은 매우 열정적이었다. 홀마다 하이파이브를 했고 그런 응원을 받으니 마치 고향에서 경기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것이야말로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LIV 골프가 가야 하는 방향이다”라고 팬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시즌 7개 대회로 절반을 마친 LIV 골프는 약 한 달 동안 휴식에 들어간다. 디섐보는 오는 15일부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클럽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 사냥에 나선다.
디섐보는 “당연히 모든 경기에서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PGA 챔피언십에는 스코티 셰플러와 존 람, 호아킨 니만 등 정상급 선수가 모두 나온다. 남은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고 남은 LIV 골프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다짐했다.
기자회견을 끝내고 이동하는 디섐보는 주최 측에서 마련한 모자와 기념품에 사인한 뒤 취재진을 향해 “내년에 다시 만나자”라고 여러 번 말을 하고는 손을 흔들며 뒤로 돌아섰다.
LIV 골프는 2022년 하반기 출범해 올해 정식 시즌 3년째 맞았다. 한국에서 대회가 열린 건 올해 처음이다. 총상금 2500만 달러(약 350억 원)에 운영비 등을 포함해 약 500억 원이 넘는 초호화 골프대회로 열렸다. 마지막 날에만 주최 측 추산 약 1만 5000명의 갤러리가 몰렸고, 흥겨운 음악이 나오는 코스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새로운 골프문화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를 관전하러 온 KLPGA 프로골퍼 유현주는 “이런 분위기에서 꼭 한 번 경기해보고 싶다”고 분위기에 흠뻑 빠졌다.
![]() |
브라이슨 디섐보가 LIV 골프 코리아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