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벨트 집주인들 호가 수억 내렸지만…매물도 손님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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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된 첫날,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위축되며 시장이 ‘숨 고르기’ 양상으로 전환됐다.

특히 노원구, 도봉구와 같은 중저가 아파트 지역에서도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거래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서울 지역의 집값이 눌려있는 지역이 상대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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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초과 주담대 제한 이어
DSR 3단계 규제까지 겹쳐
노도강 집값 찔끔 올랐지만
거래 가능 매물없어 한산

강남3구·용산 등 한강 벨트
집주인 호가 수억 내렸지만
대출길 막혀 중개업소 썰렁

1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 상가 공인중개소 앞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이충우 기자]

1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 상가 공인중개소 앞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이충우 기자]

“‘똘똘한 한 채’ 시대라면서요. 규제 풀릴 때까지 기다리며 무주택 기간이나 늘리겠죠. 여기 사겠어요?”(노원구 상계동 A 공인중개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가 적용된 첫날인 1일, 서울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제한 조치에 이어 이날부터 본격화된 DSR 3단계가 시행되며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일각에선 이번 규제로 서울 외곽지역의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였고,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외곽지역의 호가 상승과 매물 감소에 부담을 느끼며 거래를 미루는 중이다. 강남이나 한강벨트 진입 기회를 엿보며 관망세를 유지하는 수요자도 있다.

이런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1일 8만2636건에서 이날 7만5536건으로 한 달 새 약 8.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발표 직전인 지난달 26일(7만6508건) 이후로도 감소세는 이어지는 중이다.

지역 별로는 노원구가 한 달 새 6854건에서 6635건으로 3.2% 매물이 줄어들었고, 이 기간 도봉구는 2955건에서 2892건으로 감소했다. 서울 자치구 중 강북구만 유일하게 1708건에서 1717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아 대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곳이다. 그러나 이날 매일경제가 찾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는 오히려 조용한 모습이었다. 상계동의 공인중개사 A씨는 “대출 규제가 나온 날 한 집주인은 가격이 오를 것 같다며 매물을 거뒀고, 한 손님은 대출금이 부족해 거래를 못 했다”며 “대출 규제 때린다고 한강 벨트 찾던 사람들이 갑자기 노도강 매물을 찾지는 않는다, 기다리며 강남이나 한강 벨트 들어갈 타이밍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상계주공 6단지 전용면적 58㎡는 이전 거래 대비 5500만원 오른 6억8000만원의 매물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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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대 학군지로 꼽히는 중계동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중계그린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 B씨 역시 “스트레스 DSR 3단계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이미 매수를 마쳤고, 대출 규제 발표 이후엔 매수 문의가 싹 끊긴 상태”라며 “지난 2주간 거래가 좀 되나 했는데 다시 관망세로 전환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거래는 주춤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기대감이 반영된 움직임도 포착된다. 월계동 C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집값 오르겠냐며 문의를 많이 하고 호가도 실거래가보다 5000만원씩 높게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봉구 창동의 D 중개사는 “노도강이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아도 서울 시장 전체 흐름을 탄다”며 “분위기가 좋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다른 지역 역시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원 이내로 대출한도 6억원 내에서도 매매가 가능하지만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다. 특히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14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한강벨트 지역의 경우 6억원 대출만으로는 매수가 어려워졌다. 전용 84㎡ 기준 매매가가 20억원을 훌쩍 넘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공인중개사 E씨는 “매수자 문의가 아예 없다”며 “집주인들이 ‘대출이 6억밖에 안 나온다던데 가격을 낮춰야 하느냐’고 묻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여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거래가 끊겼다. 30억원대 이상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만큼 대출 규제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렉슬 전용 119㎡(1층) 매물은 지난 27일 호가를 3억5000만원 내렸고, 다음날엔 서초구 반도동 반포자이 전용 59㎡가 1억원 호가를 낮췄다. 압구정동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압구정도 열 명중 아홉은 대출을 끼고 매수를 한다”며 “소수의 현금부자 외에는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당분간 조정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의 9500가구 규모 대단지 헬리오시티 역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수요자들이 관망세에 돌입한 분위기다. 이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이미 6월 들어서부터 호가가 너무 많이 올라 거래 자체가 되지 않던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 발표 후에는 호가를 내리느니 아예 매물을 거둬들이겠다는 집주인들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진구 광장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광장동 아파트는 이미 거래가 끊긴 지 두 달은 됐다. 대출 규제 이후로는 문의조차 없는 상태”라며 “가끔 오는 전화마저 ‘대출이 진짜 안되냐’는 문의뿐”이라고 말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 발표 이후 은행권에선 서울 아파트 구매 관련 대출 문의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파악된다, 적어도 주말이 두세번은 지나가봐야 시장의 방향성이 잡힐 것”이라며 “향후 8억원에서 10억원대 초반, 서울에서도 비교적 집값이 눌려있는 지역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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