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 수장이 21일 문화 교류를 복원하고 양국 협력을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가 뒤따를지 관심이 쏠린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장관(오른쪽)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양측은 지난해 5월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한·중 관계가 양호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외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을 가속화하는 등 양국 간 경제 협력에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조 장관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중국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보존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고, 왕 장관은 적극 돕겠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또 국제정세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북한의 도발 중단 및 비핵화 견인을 위해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도 당부했다. 왕 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건설적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날 조 장관은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철골 구조물에 대해 “서해에서 중국의 활동으로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해양 권익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왕 장관은 “해양 권익에 대한 상호 존중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