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는 실패작” 모교 때리는 스터파닉의 ‘야망’[지금, 이 사람]

1 day ago 9

“학내 反유대주의 미온 대처 안돼”
클로딘 게이 前총장 낙마 이끌어… 내년 11월 뉴욕 주지사 출마 검토
美국세청, 하버드 면세권 취소 추진… 외국인 학생-한인 교수 비자 취소도

“하버드는 실패작이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하버드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폐기 등을 놓고 정면 충돌한 가운데 하버드대 출신의 여성 정치인이 16일 미 CNBC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엔 “유대인 학생들의 시민권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납세자의 돈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발발 직후인 2023년 12월 의회 청문회에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학내 반(反)유대주의 움직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몰아붙이며 총장 낙마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미국 최고 명문대이자, 자신의 모교인 하버드대를 저격한 주인공은 트럼프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 하원의원 엘리스 스터파닉(41·사진)이다.

이날 스터파닉이 출연한 방송이 끝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훌륭하다(GREAT!!!)”라는 평을 남겼다. 이어 “(하버드에) 급진 좌파 새대가리들(birdbrains)이 강의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더 이상 연방 자금 지원을 받아선 안 된다”고 썼다. 14일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에 대한 22억9000만 달러(약 3조3000억 원)의 국가 보조금 지급 중단을 결정하자, 다음 날 스터파닉은 X에 “나머지 보조금까지 전액 삭감하자”고 주장했다.

체코계와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가 ‘반유대주의 투쟁’의 선봉에 선 이유로는 정치적 야망이 꼽힌다. 스터파닉 의원은 2006년 하버드대 졸업 후 공직에 입문해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 2012년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 등에서 활동했다. 이후 고향인 뉴욕주 올버니로 돌아가 2014년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6선 고지에 올랐다.

스터파닉 의원은 명문대 총장들이 대거 참석한 미 의회 청문회에서 대학가의 진보 정책 등을 비판하며 총장들을 몰아붙여 주목받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상대 진영에 대한 “킬러(killer)”라고 칭찬했다. 또 지난해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도 검토했고, 2기 행정부 ‘1호 인사’로 주유엔 대사에 지명했다. 이후 하원에서 공화당의 과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스터파닉 의원의 주유엔 대사 지명을 철회했고 “의회에 남아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스터파닉 의원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욕주지사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6일 미 국세청은 하버드대의 면세 지위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은 “하버드대가 30일까지 외국인 유학생의 불법 폭력 활동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SEVP 인증이 박탈되면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I-20’ 비자 발급이 중단된다.

또 CNN은 16일 기준 미 전역 130개 학교에서 외국인 학생 840명 이상의 비자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은 뒤 텍사스주 휴스턴대 수학과에 임용된 한국인 전모 교수가 13일 비자 취소로 인해 한국에 급히 귀국했다고 휴스턴크로니클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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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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