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만명 몰리는 국중박…제2 상설전시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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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 증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유 관장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과 같은 해외 명작전 개최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 증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유 관장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과 같은 해외 명작전 개최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이 650만명을 넘었습니다. 전 세계 박물관 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그런데 현재 시설은 쏟아지는 관람객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2 상설전시관 건립을 추진해야 합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77)은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박물관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박물관 전시 공간은 연간 관람객 200만 명, 하루 최대 수용 인원 1만5000명 수준을 상정하고 설계했다. 하지만 지난해 성수기에는 하루 4만명 넘는 관람객이 몰리며 주차장 공간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관장은 대안으로 제2 상설전시관 건립을 제시했다. 그는 “용산 공원 부지 일부를 활용하거나 별관을 지어 수용 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직 차원에서는 부관장 직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 관장은 “국제적인 관례에 따라 부관장제 도입이 시급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도 사안에 공감하고 있어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추진하던 박물관 입장료 유료화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유료화 논의는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며 “유료화로 전환할 경우에도 청소년, 학생, 65세 이상 등 사회적 배려 대상에 대해서는 무료 혹은 할인 적용 범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람객 정보를 관리·분석할 수 있는 고객정보통합관리(CRM)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료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유 관장은 민감한 문화유산 현안들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해외 유수의 박물관이 잇달아 유물 대여를 요청하고 있다”며 “약탈당한 문화유산이나 매우 중요한 문화유산은 반드시 환수해야겠지만, 우리 문화유산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유명 박물관에서 한국 미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이나 일본의 10분의 1 수준인데, 과거 외국 박물관이 고미술품의 해외 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국내 문화재보호법에 가로막혀 한국 미술품을 잘 구입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엄격한 문화재보호법 때문에 해외 박물관에서 한국 문화유산의 매력을 알릴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아픈 역사 때문에 ‘무조건 환수가 애국’이라는 인식이 생겼는데, 해외에서 정당하게 구입해 간 한국 미술품은 우리 문화를 전파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는 시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로서 학계에도 쓴 소리를 냈다. 그는 인문학이 사회적으로 경시되는 이유 중 하나로 좋은 대중서가 부족한 점을 꼽았다. 그는 “국내에는 인문학 대중서에 주는 ‘저작상’, 미국의 퓰리처상 같은 것이 없다”며 “나는 이미 독자들에게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욕심이 없지만, 국내에 이런 상이 생기면 인문학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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