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 급락, 며칠 뒤 급등…"금은 정말 '안전자산'인가" [김주완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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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2.05 07:47 수정2026.02.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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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 급락, 며칠 뒤 급등…"금은 정말 ‘안전자산’인가" [김주완의 원자재 포커스]

최근 역대 최고 수준의 금 가격 변동성이 전통적인 금 매수자의 기대에 벗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금은 투자보다는 위험 피해 수단이라는 이유에서다.

5일 로이터통신의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는 “금의 역사적인 가격 급등락과 기록적인 변동성은 궁극의 안전자산이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며 “이는 중앙은행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은 본질적으로 보관 비용이 많이 들고 이자도 지급하지 않는 다소 번거로운 돌덩이에 불과하다"며"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져 왔으며, 가치 저장 수단, 인플레이션 헤지, 변동성 시기의 피난처,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 또는 이 네 가지의 조합을 원하는 매수자들을 끌어들여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이례적인 가격 움직임은 이러한 전제에 의문을 던진다. 지난달 30일 금 가격은 10% 폭락하며 40여 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불과 며칠 뒤에는 2008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주일 실현 변동성은 90%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주 초 트로이온스당 약 5600달러라는 사상 최고가까지 금을 끌어 올린 장기간의 투기적 광풍 이후에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는 2026년 첫 4주 동안의 30% 급등도 포함된다.

제이미 맥기버는 "이는 투자자들이 금 비중을 늘릴 때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다"라며 "금은 주식, 통화, 신용 시장이 요동치는 폭풍 속에서 닻 역할을 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안정적인 부분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그런 인식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페퍼스톤의 리서치 총괄 크리스 웨스턴은 귀금속 급락에 대해 “실현 변동성이나 내재 변동성이 이런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면 시장은 매우 불안정하고 기능이 마비된다”며 “헤지 능력은 완전히 무너지고, 비용은 터무니없이 비싸진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변화는 금의 최대 매수자들인 중앙은행과 외화보유액 관리자들을 포함한 장기 ‘매수 후 보유’ 투자자들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중앙은행들은 2022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로 금을 사들이며 외화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왔다. 금은 유로화를 제치고 미 달러화에 이어 중앙은행 보유자산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자산이 됐다.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이런 수년간의 분산 전략은 공격적인 제재 활용을 포함한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불안감과 지속할 수 있지 않은 재정 궤적에 대한 우려가 부분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무역·세금·외교 정책에서 이례적인 조합을 추진하기 시작한 이후, 달러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는 더 넓은 금 투자자로 확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케빈 워시를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른바 ‘가치 훼손’ 거래에서 금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의문시됐다.

전 연준 이사였던 워시는 다른 연준 인사들보다 매파적 성향으로 평가된다. 이는 그의 지휘 아래 연준의 정책 기조가 적어도 다소는 긴축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며, 그 결과 가치 훼손 거래의 거품이 꺼질 수 있다.

블랙록 애널리스트들은 미 국채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포트폴리오 보호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플랜 B’ 헤지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은 ‘고유한 동인’을 가진 전술적 투자로는 적합하지만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헤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금이 여전히 헤지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바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은 금이 여전히 ‘유용한’ 헤지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금을 ‘매력적인’ 헤지 자산으로 보고 올해 온스당 6200달러라는 새로운 고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금의 장기적인 가격은 상당 부분 중앙은행들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금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말, 공식 부문의 금 수요는 다소 식었지만, 외화보유액 관리자들은 올해 매입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이미 맥기버는 "최근 금 가격의 고점 대비 저점 기준 20% 하락은 중앙은행들에 더 매력적인 진입 시점을 제공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안전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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