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시대… 로봇 모빌리티 선도 기회 잡아야[기고/신희철]

14 hours ago 3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연구본부장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연구본부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월 ‘CES 2025’에 이어 18일(현지 시간) 열린 ‘GTC 2025’에서 거듭 로봇과 결합된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현실공간에서 직접 작동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휴머노이드로 대표되는 로봇이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로봇이 혁신의 중심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를 ‘로봇 모빌리티’라고 부른다. 로봇 모빌리티는 휴머노이드 형태는 아니나 AI가 작동원리의 핵심이어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이동용 기계를 말한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을 운송하는 차량인 로보택시다.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아 운영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로보택시는 미국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어 모빌리티 혁신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에어택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핵심 요소로, 교통 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를 기반으로 한 에어택시는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면 대도시권에서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여러 기업들이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과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상용화는 멀어 보이지만,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초기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딜리버리 로봇이다. 음식 배달과 물류 배송을 담당하며, 점점 더 많은 도시에서 실험 및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자율주행기술과 AI 기반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보도나 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음식점, 편의점, 물류창고 등에서 출발해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는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 구간) 배송 문제를 해결하고,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로봇이 계단을 오르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등 기술적 진보가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로봇 모빌리티 분야에서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로봇 모빌리티의 핵심이 되는 하드웨어 제조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이 로봇 모빌리티에 중요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밀 제조, 배터리 기술, 센서 및 로봇 부품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정책적 준비도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로봇 모빌리티를 뒷받침할 강력한 하드웨어 기술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규제 개혁과 실증 테스트 확대가 필수적이다.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로봇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할 기회를 잡아야 할 때다.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의 흐름 속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립하고, 전폭적인 정책 지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젠슨 황이 언급한 피지컬 AI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고, 이제는 우리가 로봇 모빌리티를 어떻게 주도할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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