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의 사탑까지 똑바로"…다이슨 잡는 '삼성 무선청소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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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5월 무선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 울트라'의 흡입력으로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을 바로 세우는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광고 영상 갈무리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무선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 울트라'의 흡입력으로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을 바로 세우는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광고 영상 갈무리

삼성전자가 다이슨의 초슬림 무선청소기 신제품과 유사한 무게를 갖추면서도 흡입력을 3배 이상 높인 최경량 신작을 공개했다. 흡입력 면에서 강점을 지닌 삼성전자가 신제품 무게를 줄이면서도 경쟁사 제품보다 흡입력을 높인 게 포인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량·슬림형 무선청소기 부문에서 경쟁사 기술력을 압도하는 신제품 '제트 핏'을 공개했다. 무게가 1.96㎏에 불과해 삼성전자 무선청소기 중 역대 가장 가볍다. 손잡이, 브러시, 모터, 먼지통, 배터리 등 전체 구조를 재설계해 최경량을 구현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브러시와 파이프를 분리한 핸디 형태로 사용할 경우 무게는 1.18㎏으로 줄어든다. 청소기를 들어올려 선반 위나 창틀과 같은 손이 닿지 않는 공간도 손쉽게 청소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흡입력은 경쟁사 제품보다 3배 이상 끌어올렸다. 제트 핏 디지털 인버터 모터의 흡입력은 최대 180W. 55W인 다이슨 펜슬백보다 3.3배 더 강력한 수치다.

삼성전자 경량·슬림형 무선청소기 '제트 핏'.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경량·슬림형 무선청소기 '제트 핏'. 사진=삼성전자

다이슨 펜슬백은 38㎜에 불과한 '초슬림' 두께의 신개념 무선청소기로 업계 안팎 주목을 받았다. 공개 당시 주거공간이 비교적 작고 소형 가전을 선호하는 수요를 노린 제품이란 평가가 나왔다. 실제 펜슬백은 좁은 생활공간으로 소형 가전을 선호하는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다.

무게는 1.8㎏으로 제틀 핏보다 0.16㎏ 더 가볍다. 긴 머리카락을 흡입할 때 청소기 흡입구에 나타나는 엉킴 현상을 방지하도록 4개의 원뿔형 나일론 브러시를 장착한 헤드를 탑재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톰 무디 다이슨 홈 부문 글로벌 총괄은 제품 공개 행사에서 "아파트 같은 주거 환경에 적합해 한국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0.16㎏ 차이로 유사한 무게를 갖춘 제트 핏이 3배 이상 강한 흡입력을 갖추면서 펜슬백과의 경쟁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닥 청소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흡입력과 같은 성능에 민감한데 이 같은 심리를 삼성전자가 정확하게 파고들어서다.

삼성전자가 다이슨 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갖춘 점도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다이슨이 펜슬백을 공개한 다음 날 400W에 이르는 세계 최고 흡입력을 갖춘 자사 무선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 400W'의 성능을 강조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비스포크 AI 제트 400W가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을 흡입해 수직으로 세우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4월 공식 출시됐다.

다만 이 제품의 경우 펜슬백 견제구 역할이었을 뿐 '대항마'로 앞세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흡입력을 극대화한 무선청소기로 경량·슬림형 제품과는 거리가 있었던 탓이다. 체급이 맞지 않았던 것.

다이슨 무선청소기 펜슬백. 사진=다이슨

다이슨 무선청소기 펜슬백. 사진=다이슨

하지만 이번 제트 핏은 펜슬백과 정면 승부가 가능한 체급을 갖췄다. 가격도 69만~79만원대로 같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펜슬백(79만원대)과 같다.

삼성전자는 과거 다이슨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장악했을 당시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과 이에 맞설 제품을 선보이면서 안방을 탈환했던 이력이 있다. 이번에도 경량·슬림형 무선청소기 부문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다이슨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펜슬백은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유명 테크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끌어낸 인기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약 109만명을 보유한 가전 전문 크리에이터 '귀곰'은 올해 가장 만족한 가전 5종 가운데 펜슬백을 2위로 지목했다. 그는 펜슬백의 독보적 경량 설계, 부드러운 핸들링이 만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도 최상급 무선청소기들을 선보이면서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더 가벼운 무선 청소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가볍지만 강력한 흡입력을 제공하는 신제품을 개발했다"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최상의 무선 스틱 청소기를 선보여 소비자 선택폭과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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