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 총책 등 50명 검거·13명 구속
푸틴 등 유명인 ‘딥페이크’ 사이트 홍보
수도권에 IT 기업 만들어 불법 자금 세탁
국내외에서 판돈이 4조원 규모인 대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정보기술(IT) 업체를 차려 도박 자금을 세탁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울산경찰청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총책 A씨 등 일당 50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3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해외 총책 B씨는 지난 7월 검거돼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도박 가담자 100여명도 검거했다.
이들은 필리핀과 태국 등 해외와 수도권에 도박사이트 사무실을 차려놓고 2019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바카라와 스포츠 토토 등 도박 게임을 제공해 3000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판돈 규모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홍보와 회원을 모집하는 ‘총판’은 신원을 숨기기 위해 유명인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를 이용했다. 경찰이 제공한 영상을 보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으로 보이는 사람이 등장해 도박사이트를 홍보한다.
특히 이들은 수도권에 IT 회사를 설립해 도박 자금 입·출금에 이용할 수 있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자체 설립한 전자결제대행사(PG)로부터 수만 개에 달하는 가상계좌를 전달받아 자금 세탁에 이용했다. 이 회사는 간편송금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혁신성장형 벤처기업인증과 소비자만족대상 등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계좌 분석을 통해 이들이 은닉한 불법 수익금 규모를 특정하고, 이 가운데 운영 총책 등이 소유한 부동산, 차량, 예금 등 100억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사이트 이용자 중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