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문소리, 첫 질문부터 울컥 “애순이와 함께 행복했다” [DA:인터뷰①]

‘폭싹’ 문소리, 첫 질문부터 울컥 “애순이와 함께 행복했다” [DA:인터뷰①]

배우 문소리가 ‘애순’을 떠나보내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소리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인터뷰에서 ‘애순’으로 살아본 소감을 묻는 말에 “눈물이 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질문을 받으니 끝났구나, 보내야 하는 구나’ 생각이 든다. 애순이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것 같고 죽음을 앞둔 사람 같다.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았고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그 거센 바람과 추위에도 행복했구나 싶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촬영 기간도 길었고 노역까지 해본 것도 처음이었다. 정말 많은 분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제작진에 자신을 캐스팅한 이유를 물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는 문소리. 그는 “대본을 처음 받자마자 너무 하고 싶었다. 30대 이후 ‘애순’은 평범한 엄마였다. 봄여름 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관없이 지금은 자식을 위해서 늘 최선을 다하고 집에서 살림도 하고 밖에서 좌판 일도 하고 자식 때문에 동동거리는 평범한 엄마다. 사건의 중심에 있지도 않은 캐릭터였다”며 “보통은 내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일을 펼칠지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데 이 작품은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대본이 감동적이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커서 의심 없이 지체 없이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문소리는 평범한 ‘엄마’라는 포인트보다는 좋은 이야기의 힘을 믿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년이’도 그랬고 ‘폭싹 속았수다’도 그랬고 작품을 하는 커다란 이유가 자리하고 있으니까 캐릭터가 엄마라는 건 100번째 뒤로 밀려나 있었다.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며 “‘정년이’도 판소리를 소재로 한 이야기의 힘이 컸다. ‘폭싹 속았수다’도 캐릭터도 직업도 다 상관없었다. 작품 안에서 꼭 전문직이어야 하나, 잘 나가봐야 뭐하나 싶다. 그것보다 이번에도 좋은 작품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충만감과 성취감은 다른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수많은 시청자를 울린 작품이지만 정작 문소리는 스스로 부족한 지점을 보기 바빴다고. 그는 “늘 비슷하다. 내가 아쉽고 부족한 것만 보인다.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했어야 했나’ 등 생각이 가지를 뻗치니까 첫 감상은 작품에 오롯이 젖어들기 어려운 것 같다. 조금 지나고 연말 즈음에 다시 한 번 볼까 싶다”고 말했다. 바닷가에서 엄마를 부르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태어나서 겪었던 추위 중에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 제주도 바람을 아는데도 그날처럼 바람이 센 날이 없었다. 컷 하면 넘어질 듯 휘청거려서 나를 잡으러 스태프들이 와야 할 정도였다. 버티면서 촬영했는데 완성된 장면을 보니 그런 날도 안 보이더라”고 웃으며 비하인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폭싹 속았수다’가 남기는 의미로 “내가 나온 작품을 잘 안 보는데 ‘폭싹 속았수다’는 가장 많이 찾아보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딸이 유학가면 보고 싶을 것 같고, 시집가면 보고 싶을 것 같다”고 전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 인생의 파도에 맞서 함께 삶이라는 모험을 해 나가는 ‘애순’과 ‘관식’의 일생을 사계절로 표현했다.

문소리는 ‘애순’의 청년 시절을 맡은 아이유의 배턴을 이어받아 중년 이후의 ‘애순’을 2인1역으로 연기했다. 또한 ‘애순’의 딸 ‘금명’까지 소화한 아이유와 모녀로도 호흡을 맞췄다. ‘애순’의 상대 역인 ‘관식’은 박보검과 박해준이 함께 캐스팅돼 청년 시절과 중년 이후를 열연했다.

16부작으로 구성된 ‘폭싹 속았수다’는 매주 4회씩 공개된 가운데 지난달 28일 마지막 4막을 선보였다. 1막 공개와 동시에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한 ‘폭싹 속았수다’는 공개 3주차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하는 등 1막 공개 이후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상위권에 자리했다. 4막 공개 후에는 6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3위에 등극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볼리비아, 칠레, 모로코,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총 3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