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문소리 “딸=아이유 팬…2인1역 신기하고 자랑스럽다고” [DA:인터뷰③]
배우 문소리가 ‘폭싹 속았수다’와 함께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고 고백했다.
문소리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인터뷰에서 작품 속 광례(염혜란)-애순(아이유·문소리)-금명(아이유)으로 이어지는 모녀의 서사와 관련해 실제 어머니와 자신 그리고 딸로 이어지는 삶과의 연결지점을 돌아봤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 인생의 파도에 맞서 함께 삶이라는 모험을 해 나가는 ‘애순’과 ‘관식’의 일생을 사계절로 표현했다.
문소리는 ‘애순’의 청년 시절을 맡은 아이유의 배턴을 이어받아 중년 이후의 ‘애순’을 2인1역으로 연기했다. 또한 ‘애순’의 딸 ‘금명’까지 소화한 아이유와 모녀로도 호흡을 맞췄다. ‘애순’의 상대 역인 ‘관식’은 박보검과 박해준이 함께 캐스팅돼 청년 시절과 중년 이후를 열연했다.
문소리는 “어떤 분은 내가 딸(금명)한테 쩔쩔매는 모습이 낯설다고 하더라.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은데 새롭다는 분이 있는 반면 나를 가까이서 지켜본 친구들은 내 평소 모습이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애순에는 내 여러 모습이 섞인 것 같다. 우리 엄마는 어떻게 했나 생각해보기도 했고 무의식중에 우리 딸에게 먹이고 쫓아다니면서 잔소리하는 모습도 녹아들어갔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나 역시 평소 매일 전화하고 살갑게 ‘엄마 뭐했어’ 미주알고주알 서로 대화 나누고 목욕탕도 같이 가고 그런 딸이 아니어서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어머니께) 내가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마음이 전달됐으려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1951년생 ‘애순’을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1974년생으로 1968년생인 ‘금명’의 동년배에 가까운 문소리. 그는 엄마이자 시니어 모델 겸 배우 이향란 씨가 ‘애순’보다 1살 어리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애순’과, 문소리는 ‘금명’과 시대적 연결고리가 있는 셈이다.
문소리는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니 어머니 중에 딸에게 ‘너는 나처럼 집안일하지 말고 살지 마라. 네 일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꽤 많으시더라. 어머니 세대 대부분이 주부셨거나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하셨던 분들인데 애순이처럼 ‘너는 상을 엎었으면 좋겠다. 꼭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니고 혹시나 결혼하더라도 네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신 분들이 꽤 많으셨고 우리 엄마도 나를 그렇게 키우셨다. ‘네 일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열심히 공부해서 똑같이 대학 나왔는데 결혼하면 끝인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고 회상했다.
‘금명’이 그러했듯 문소리 역시 ‘K-장녀’였다. 그는 “엄마 말씀으로는 듬직한 딸이라고 하시더라. 나도 그런 딸이 되고 싶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어릴 때는 몸이 약해서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다. 안 가본 병원이 없다.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니까 ‘건강해서 효도하네’ 싶고 그것만으로 감사하더라”고 말했다.
‘폭싹 속았수다’ 상견례 장면을 촬영하면서 엄마를 많이 떠올렸다고. 남동생과 열 달 차이로 결혼식을 올렸다는 문소리는 “동생이 나보다 먼저 결혼했다. 두 상견례가 1년 차이가 안 난다”며 “올케도 같은 학교 후배고 잘 알아서 내가 상견례에 같이 갔다. 상견례에서 엄마의 태도가 나 때와 너무 명확하게 비교가 되더라. 그때는 너무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연기하면서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도움도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어릴 때 아팠던 것 제외하곤) 거의 한 번도 엄마 속을 썩인 적 없고 남동생은 종종 사고를 쳤다. 그런데 상견례 자리만 비교해보면 ‘쟤가 언제 저렇게 엄마의 프라이드였나’ ‘나는 그렇게 모자란 아이였나’ 싶더라. ‘드라마를 많이 보셨나’ 싶었지만 딸 가진 부모와 아들 가진 부모는 한국에서는 아직 그렇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 중 애순이는 딸 결혼식이 파토날까봐 염소처럼 떨면서 ‘제가 안 가르쳤습니다’라고 하지 않나. 애순이로서는 최선이었을 것 같다. 그 한 마디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딸에게는 어떤 엄마일까. 문소리는 “딸에게 물어봐야할 것 같은데…평범한 엄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열네 살 딸에게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는 잔소리다. 학교에서도 많은 가르침을 받을텐데 나까지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아이돌로 나와 대화를 해주니 보조를 맞추려고 하는 편”이라며 “믿고 있지만 혹시나 싶어서 가끔 하는 이야기는 있다. ‘네가 유명한 사람 딸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네 이야기를 많이 할텐데, 다른 사람에 대해 너도 혹시나 상처가 되는 이야기를 하면 다 돌아오니 그런 말들은 안 했으면 좋겠다’ ‘내가 뱉은 말은 언젠가는 네가 받는다는 생각으로 해라’고 하는데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엄마의 말은 안 들어도(?) 아이유와의 호흡에는 격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문소리는 “딸이 아이유 팬이다. 너무 신기해하고 자랑스러워하더라. 내가 직업을 바꾼 것도 아니고 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갔는데 ‘엄마, 어릴 때는 정말 몰랐어’라더라”며 “강동원이 집에 오고 (송)혜교가 인형을 사다줘도 몰랐는데 엄마가 아이유와 같이 드라마도 찍고, 보이넥스트도어 오빠들이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본인들)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고, 재밌어 하더라”고 전하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딸의 꿈이나 진로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모르겠다고 하더라. 조금 기다려줘 봐야할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16부작으로 구성된 ‘폭싹 속았수다’는 매주 4회씩 공개된 가운데 지난달 28일 마지막 4막을 선보였다. 1막 공개와 동시에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한 ‘폭싹 속았수다’는 공개 3주차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하는 등 1막 공개 이후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상위권에 자리했다. 4막 공개 후에는 6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3위에 등극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볼리비아, 칠레, 모로코,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총 3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