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확대 위해 … 이억원 "잔인한 금융구조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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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확대 위해 … 이억원 "잔인한 금융구조 재설계"

입력 : 2026.05.21 17:49

금융위원장 기자간담회…내달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출범
건전성 규제 적절한지 살피고
포용금융 최고책임자도 지정
'역서학개미' 활성화 위해
외국인 계좌 ETF 거래 허용
AI 망분리 규제 폐지도 검토

사진설명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국내 금융 시스템을 '포용적 금융'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잔인한 금융'에 대해 잇달아 경고장을 내밀자 대한민국 금융 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준의 대수술을 예고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할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구성하고 건전성 규제 완화부터 지배구조 개선까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이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용금융과 관련해 급한 문제를 많이 해결한 만큼,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 구조 자체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우선 정부와 금융권뿐만 아니라 재야 전문가, 사회활동가, 현장 상담기관 종사자까지 모두 참여하는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다음달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추진단은) 포용금융이 금융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하면 내재화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금융사 내에 포용금융최고책임자(CIFO)를 지정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포용금융을 열심히 한 임직원에 대한 '면책' 방안도 언급했다. 저신용자 등 리스크가 더 높은 차주에 대한 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포용금융을 위해 건전성 규제도 일부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포용금융을 억제하거나 제한하는 부분은 없는지, 건전성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외환위기·카드 사태 이후 형성된 현 금융당국 규제 체계가 건전성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시스템적으로 금융약자 배제를 가속화한 게 아니냐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확대가 금융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계속 제기되자 당국이 건전성은 조금 봐줄테니 일단 포용금융에 전력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AX(인공지능(AI) 전환)를 위한 금융사 망 분리 규제 완화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제고하거나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고도의 보안 역량과 AI 활용 능력을 갖춘 금융회사를 선별해 망 분리 규제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보안 목적으로 AI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당장 6월부터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국내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해외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싶어서 많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를 담을 수 있는 장치들이 제대로 안 돼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통합계좌 대상이 지금은 주식만 있는데 이를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까지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도입 중인 외국인 통합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지만, 거래 대상은 주식에 한정돼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를 통한 자금 유입세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외국인 통합계좌와 관련해 "4월 26일부터 5월 15일까지 거래대금은 5조8000억원, 순매수는 2조2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국제 기업설명회(IR) 행사도 마련한다. 이 위원장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를 거론하며 "일본의 재팬 위크, 대만의 타이완 위크처럼 분산·중복된 IR 행사를 통합·조정해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국제 행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복 상장 금지 제도는 오는 7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달 중 두 차례 세미나를 열고, 이르면 이달 말까지 세부 규정과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위가 마련하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 방안에 대해선 규제 대상인 '투기적 목적'의 선별 기준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연규욱 기자 /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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