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가운데 중금리 대출 비중이 최근 2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사이클을 거쳤음에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단순한 금리 변화가 아닌 은행권의 차주 구성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위축되며 금융 접근성 양극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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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은행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 |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2월 기준 신용대출 금리 구간별 취급 비중을 분석한 결과, 연 7% 이상 대출 비중은 평균 6.8%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2월 13.0%, 2025년 2월 9.4%와 비교해 뚜렷한 감소 흐름이다. 특히 2024년 대비로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며 중금리 대출이 구조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이 3.9%로 가장 낮았다. 이어 NH농협은행 4.7%, KB국민은행 5.9%, 하나은행 7.1%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12.3%로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비중을 유지했지만, 이 역시 2024년 15.6%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이런 변화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금리 대출을 주로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면서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해당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 연체율은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건전성 관리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금리 구간 구조를 보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같은 기간 6% 미만 저금리 대출 비중은 빠르게 확대됐고, 평균 신용점수 역시 상승하는 등 고신용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된 모습이다. 금리 인하 사이클을 거치며 전체 금리 수준은 낮아졌지만, 그 혜택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에게 집중된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가면서 전반적인 대출 금리 구간이 낮아진 영향도 있지만, 최근에는 연체율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가 일부 은행권 밖으로 분산되는 흐름도 감지된다. 특히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심사가 강화되는 분위기여서 일부 차주를 중심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5대 은행의 중금리 대출 축소는 금리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5대 은행이 위험 관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금융의 ‘포용성’보다는 ‘선별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저신용자가 체감하는 금융 환경은 오히려 더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용금융 측면에서 정책적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기조가 강화될수록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출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신용 회복을 지원하는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고신용자 대출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경기 상황이 개선되더라도 중금리 대출 비중이 과거처럼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2024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균잔액 기준 30% 이상으로 제시한 것도 5대 은행 중금리 대출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평균잔액 기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4.9%, 케이뱅크 32.5%, 카카오뱅크 32.1% 등으로 모두 금융당국 목표치인 30%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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