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펀드 가져다 판 은행들 판매수수료 이익 16%↑…잔고 9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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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Q 펀드 등 판매수수료이익 2340억
은행 공모펀드 2848만좌…은행 판매비중 77%
국민은행 보수율 1.31%, 소비자 비용 은행>증권
“수수료율은 펀드 제조사가 설정, 대면상담비 반영”
장기투자 가능한 펀드 선정·판매해 판매보수↑ 전략

  • 등록 2026-05-10 오후 1:22:42

    수정 2026-05-10 오후 1:22:42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나경 이수빈 기자] 은행들이 올해 1분기 증시 활황에 맞춰 주식형 펀드 등을 판매한 수수료로 2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 은행을 통한 펀드 판매잔고가 9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은행이 투자상품을 판매 중개한 대가로 3개월 만에 수천억원의 이익을 낸 것이다. 은행은 비대면 채널 위주인 증권사에 비해 보수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10일 각 금융그룹 경영실적 공시 및 팩트북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 1분기 펀드·방카 등 판매 수수료 이익은 총 2340억원으로 전분기(2026억원)에 비해 314억(15.5%) 증가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293억(14.3%) 증가해 증시 활황에 따른 펀드 수수료 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들은 펀드 판매이익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고 통상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 수수료 이익과 함께 공시한다. 펀드, 방카슈랑스 이익을 별도로 공개하는 우리은행의 경우 올 1분기 펀드 수수료 이익이 2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5% 증가했다.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펀드·방카 수수료 이익이 581억원으로 KB국민은행(553억원), NH농협은행(510억원), 하나은행(486억원)보다 많았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다시 한번 코리아’를 통해 국내 주식형 펀드 부흥 캠페인을 전개하며 비대면 채널을 통해 펀드 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금융투자상품 수수료 이익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비용 부담은 증권사에 비해 은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펀드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국내 주식형 펀드 총보수율은 1.3129%로 삼성증권(1.2939%), 한국투자증권(1.2364%) 등에 비해 높았고 같은 KB금융 계열사인 KB증권(1.26%)과 비교해서도 0.05%포인트 가량 높았다. 다른 은행의 경우 신한은행 총보수율이 1.2994%, 하나은행 1.2666%, 우리은행 1.2547%, 농협은행 1.2506%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총보수율이 0.9076%였다.

금융감독원은 특히 은행들이 판매하는 상품 중 상장지수펀드(ETF) 판매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ETF신탁 납입액은 2024년 하반기 3조 9000억원 수준에서 코스피가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2025년 하반기에는 15조 6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은행은 주식 매매 중개 자격이 없어 고객에게 직접 주식이나 ETF를 판매할 수 없다. 이에 은행은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ETF를 우회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신탁 형태로 판매할 경우 증권사를 통해 ETF를 구매할 때보다 수수료율이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증권사가 ETF를 대면 판매할 때 받는 수수료는 0.4~0.5% 수준이고 비대면 앱을 활용할 경우 0.1% 수준에 그친다. 은행은 약 1% 수준을 신탁보수로 떼어간다. 이마저 상품별로 수수료율이 다르고 가입기관, 선취와 후취 등 수수료 체계가 복잡하다. 게다가 은행에서 신탁 거래를 회수하려면 최대 1.2%의 중도 해지 수수료까지 붙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은행의 판매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고객에게 ETF 신탁 가입과 직접 매매의 차이점을 미흡하게 설명한 사례가 대거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총보수율이 증권사에 비해 높은 건 대면 상담에 따른 기타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은행·증권사·보험사는 펀드 제조사(자산운용사)가 만든 펀드를 가져와 각 사의 대면·비대면 채널에서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율은 판매자가 아닌 펀드 제조사(자산운용사)에서 책정하기 때문에 판매사가 모두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다. 다만 은행이 대면 상담·가입에 따른 서비스 비용을 반영하고, 판매 수수료율이 높은 상품을 골라 판매할 경우 ‘총보수율’이 높아진다. 실제 5대 은행의 기타비용 포함 보수율은 0.66~0.75%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NH투자·KB증권) 0.49~0.53%에 비해 높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권사는 고객이 직접 종목을 분석하고 상품을 선택해 가입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은행은 프라이빗뱅커(PB) 채널이 있고 대면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점을 통한 상담·가입 수요도 많다”며 “은행의 차별점이 확실히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일부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은행 채널을 찾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 채널을 통한 펀드 가입 수요는 최근 3년간 상승세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 펀드 판매 잔고는 총 89조 8899억원으로 전체의 31.7%를 차지했다. 특히 주식형 펀드의 경우 은행 판매잔고(13조 7462억원)가 증권사(13조 2925억원)를 넘어섰다. 판매기관별 펀드 판매잔고 점유율은 은행이 2023년 말 30.6%에서 지난해 말 34.7%로 높아진 반면, 증권사 비중은 64.1%에서 61.3%로 하락했다. 계좌수를 기준으로 하면 은행권 공모펀드 판매계좌가 지난해 말 2848만 4535좌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증권사를 통한 공모펀드 판매계좌 비중(21.6%)의 3.6배 수준이다.

은행권에서는 100만원 이하의 소액 펀드 가입자(개인)가 많은 만큼, 고액 판매나 건수 확대보다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펀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며 “특히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펀드 영업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실제 은행의 수익구조 관점에서도 수수료보다 판매보수가 중요하다. 선취·후취 수수료는 일회성이지만 판매보수는 고객의 펀드 가입기간 내내 발생한다”며 “장기 적립식 펀드, 채권혼합형 펀드 등 자산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고객 자산을 증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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