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델라 RN 대표 “요일마다 달라”
안보자립 강조…유럽 극우 속내 보여줘
2년 전 美 대선 앞두고는 트럼프 칭찬
한때 “트럼프 팬”이었던 프랑스 대표 극우 정치인이 등을 돌렸다.
2027년 프랑스 대선의 유력 주자인 조르당 바르델라 국민연합(RN)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요일마다 다른 사람 같다”고 비꼬며 공개적인 거리두기에 나섰다. 그는 유럽의 안보 자립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대신 프랑스가 유럽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럽 극우 진영의 변화된 속내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14일(현지시간) 바르델라 대표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고 끊임없이 입장이 바뀐다”며 “월요일의 트럼프와 화요일의 트럼프, 수요일의 트럼프가 모두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의 공개 지지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가 원하는 지지는 프랑스 국민의 지지”라며 “어떠한 형태의 외부 개입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불과 2년 전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바르델라 대표는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마음은 트럼프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 방송에서는 트럼프의 왕성한 활동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또 바르델라 대표는 미국의 안보 우산에 대한 유럽의 의존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동맹국이지만 더 이상 유럽을 구하러 오거나 보호막 역할을 하려 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프랑스가 미국을 대신해 유럽 안보를 책임지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정책 변화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프랑스 방산업체들이 미국 무기의 대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무기에 의존하기보다 프랑스산 무기와 방산 기술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체결된 미국·유럽연합(EU) 무역협정을 두고도 “경제적·산업적 종속”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는 동맹 관계를 유지하되 프랑스와 유럽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바르델라 대표는 이민 문제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와 비슷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대규모 이민이 프랑스의 정체성과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강력한 이민 통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문제를 유럽의 주요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은 우리와 같다”고 말했다.
바르델라 대표의 발언은 최근 유럽 극우 정당들이 처한 복잡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민과 국가 정체성 문제에서는 트럼프와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안보와 무역, 대외정책에서는 미국 우선주의가 유럽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독일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 등도 트럼프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바르델라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외교정책 차원을 넘어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트럼프의 유럽 대리인”이 아닌 독자적 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유권자들의 전통적인 반미 정서와 독자 외교 노선을 고려한 행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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