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고립주의 '돈로 독트린'…MAGA 실현 의문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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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고립주의 '돈로 독트린'…MAGA 실현 의문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 반이 지났다. 어느 역대 대통령보다 화려한 취임식을 열었지만 지금 모습은 ‘총체적 위기’다. 과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첫째 트럼프 정책이 가장 빨리 반영되는 증시에선 취임 초기인데도 허니문 랠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거 대통령 취임 후 두 달 반 동안 S&P500지수는 평균 4% 이상 올랐다. 트럼프 2기에선 16% 급락했다. 테슬라 등 친트럼프 성향 기업이 몰려 있는 나스닥지수는 21%나 떨어졌다. 허니문 헬(hell·지옥)이다.

둘째 달러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110대였던 달러인덱스는 102대로 떨어졌다. MAGA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달러 가치가 바탕이 돼야 한다. 지금은 오히려 아시아 통화가 강세다. 주력해온 관세 정책이 무력해지고 무역 적자까지 커질 확률이 높다.

셋째 국민 지지도마저 추락하고 있다. 여론기관이 취임 2개월 후 시행하는 첫 조사에서 두 번 이상 재임한 대통령 중 가장 낮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43%로, 린든 존슨(69%), 로널드 레이건(56%), 빌 클린턴(59%)에게 크게 못 미친다. 자신이 무능하다고 경멸한 버락 오바마의 48%에 비해서도 낮다. 이달 들어서는 40%마저 내준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트럼프식 고립주의 '돈로 독트린'…MAGA 실현 의문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넷째 핵심 지지층 이반 조짐이 뚜렷하다. 최근 치러진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브래드 시멀이 진보 성향의 수전 크로퍼드에게 패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00만달러 이상 대규모 지원에 나섰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선거 결과를 접한 트럼프 대통령이 충격을 받았다는 뒷얘기까지 들린다.

다섯째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 권력 다툼에 따른 균열 조짐이 일고 있다. 작년 대선 과정부터 잠복한 친머스크와 반머스크 간 알력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면서다. 중재 역할을 해야 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와 달리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여섯째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구축한 미국 위주의 국제협력 체제가 급속히 와해되고 있다. 집권 1기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등 양대 경제 기관에 재원을 제공하지 않아 기능을 많이 약화시켰다. 집권 2기엔 유엔 탈퇴를 선언해 ‘돈로(DonRoe) 독트린’을 완성했다. 돈로는 트럼프의 약칭인 도널드와 5대 미국 대통령 제임스 먼로의 먼로주의를 합친 신조어다.

일곱째 돈로 독트린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력해온 상호관세 역시 미국의 국익만을 생각하는 극단적인 보호주의 조치로 채워졌다. ‘슈뢰딩거 방식’을 채택해서다. 교역 상대국의 파동(경쟁할 힘)은 죽이고, 입자(국가)는 살리는 완전 제압식 방식이다.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파동과 입자가 공존하는 양성자 실험에서 유래했다. 유럽 등 전통적인 동맹국도 예외를 두지 않고 있다.

미국 내부가 균열하고 국제적으로도 미국 협력체제가 붕괴하는 상황에서 돈로 독트린과 슈뢰딩거 방식의 MAGA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까. 그 답은 ‘No’(아니다)다.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확률이 높은 만큼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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