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금리 인하 원했는데…워시 첫 FOMC서 인상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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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취임 행사에서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워시는 이번 주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재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취임 행사에서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워시는 이번 주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재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발탁한 케빈 워시(Kevin Warsh)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부터 예상 밖의 상황에 직면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했지만 고용 시장과 물가 흐름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서 연준 내부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시 의장이 이번 주 첫 FOMC 회의를 주재하지만, 그가 취임하기 전과 비교해 미국 경제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워시는 지난해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낮은 금리를 원해 그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이후 고용 시장이 다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물가 상승률도 3%를 웃돌면서 시장의 기대는 빠르게 바뀌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3.5~3.75%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관심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향후 정책 기조에 쏠리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성명서를 통해 다음 정책 방향이 완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의 ‘완화 기조(easing bias)’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암시하는 표현이 삭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분기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도 연내 추가 긴축을 예상하는 위원이 얼마나 늘어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 비둘기파도 돌아섰다…“9월 인하? 진지한 얘기 아냐”

연준 내부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최근 경제 지표가 나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세웠다”며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중앙은행가라면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대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매파들은 이미 먼저 움직였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은 지난 4월부터 연준 성명서에서 완화 신호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로건 총재는 최근 “올해 하반기에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히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 AI 투자 붐도 변수…“생산성 아닌 물가 상승 압력”

WSJ는 최근 경제 환경이 달라진 배경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꼽았다.

당초 AI는 생산성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WSJ는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가 반도체와 전력, 건설 자재 수요를 자극하면서 오히려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술주 급등으로 투자자들의 소비 여력이 확대된 점과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점도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WSJ는 현재 연준 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인사는 사실상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전했다. 결국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FOMC 회의부터 자신을 임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현실 속에서 통화정책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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