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존심 구겼네…퇴짜놨던 우크라 방공망 결국 도입

3 weeks ago 16

당초 트럼프 “필요없다” 거부
값싼 이란 드론에 계속 당하자
사우디 美공군기지에 실전 배치

이란의 샤헤드 드론 공격을 받아 손상을 입은 미군의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모습. 사진 출처 X

이란의 샤헤드 드론 공격을 받아 손상을 입은 미군의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모습. 사진 출처 X
미국이 중동 내 핵심 미군 기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술탄 공군기지에 우크라이나 지휘통제 플랫폼 ‘스카이 맵’을 실전 배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란에서 약 640㎞ 떨어진 이 기지에 있는 미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E-3센트리’는 지난달 이란 드론에 파괴됐다. 미군의 최신식 장비가 이란산 저가 드론에 무너지자 미국 또한 우크라이나산 방공망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음향 감지기 등을 결합한 이 방공망은 적국 드론의 위치 및 경로를 실시간 분석하고, 저비용 요격 수단으로 대응한다. 군사력과 국력의 열세에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방어해 온 우크라이나의 실전 경험이 반영됐다. 우크라이나는 휴대전화 기지국이나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한 1만여개의 음향 감지기로 적국 드론의 위치를 파악해 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방공망 기술 전수를 제안하자 지난달 6일 “필요 없다”고 거부했다. 미국의 군사력이 우크라이나 도움을 받을 정도로 약하지 않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국이 보유한 각종 무기의 재고가 급속도로 소진되자 입장을 바꿔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5.12.29 팜비치=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5.12.29 팜비치=AP 뉴시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등이 “이란 전쟁 발발 뒤 미국이 이란의 군사력을 무력화시켰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지만 이란군의 핵심 전력이 상당부분 유지되고 있다고 미국 CBS방송이 22일 보도했다.

CBS에 따르면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약 7주가 지났음에도 현재 이란의 탄도미사일 및 발사 체계의 약 절반이 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군 전력 또한 약 60%가 유지되고 있다. 이란 공군 역시 약 3분의 2가 작전 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 22일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함정들은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3척의 선박을 나포했다. 앞서 13일부터 시작된 미국의 해협 역(逆)봉쇄에도 이란 해군의 전력이 생각보다 강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의 군사력이 여전히 강한 이유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대부분 이란 정규군을 상대로 이뤄졌다는 점이 꼽힌다. 소형 고속정 등 혁명수비대가 보유한 비대칭 전력은 상당 부분 그 공격을 피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또한 “이란이 수천 발의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보유했다. 중동 내 미군, 미국의 동맹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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