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도중 일정 앞당겨 한밤 귀국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에 대응
“모두 즉시 테헤란 떠나라” 경고
李대통령과 첫 양자회담 불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귀국길 전용기에서 “이란 핵 문제의 ‘진정한 종식(real end)’을 원한다. 이란에 핵무기 완전 포기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당장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 북한이나 러시아가 이란을 도우려는 정황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누구도 관여하려 할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귀국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모두 즉시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떠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실상 ‘소개령’을 내린 것으로, 이스라엘의 공습이 대폭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밤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과의 만찬 후 오늘 밤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8일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귀국 결정을 내린 건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13일 이란에 동시다발로 선제공격을 퍼부으며 시작된 이번 무력 충돌은 닷새째 이어졌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개발에 대해 “죽음을 위협하는 암에 걸리면 그 암을 절제해야만 한다”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작전을 통해) 확실히 (이란) 정권의 붕괴나 심대한 변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까지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정 체제인 이란에서 절대 권력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하메네이를 암살할 경우 중동 정세는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17일 캐나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한미 양자 회담은 무산됐다. 위성락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캐나다 현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갑자기 귀국을 하게 됐기 때문에 내일로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며 “미 측으로부터 이 같은 상황이 생긴 언저리에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캘거리=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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