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광산자원법 제정
국가 주도 관리체계 구축
환경규제로 美 등 손뗄때
中, 규제 풀고 생산 ‘박차’
중국이 세계 희토류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에 오른 배경으로는 정부 주도의 ‘40년 장기 투자’가 꼽힌다. 중국 정부는 1986년 광산자원법을 제정하고 국내 자원 개발과 관리를 체계화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중국 희토류 패권의 토대가 된 것이다.
초기 광산자원법은 광산 자원의 국가 소유를 강조하며 합리적 개발과 보호에 중점을 뒀다. 광산 자원을 임의로 채굴할 수 없고, 광물 탐사와 채굴을 하려면 국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1996년과 2009년, 2020년 세 차례 개정을 거치며 희토류에 대한 생산량 통제와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특히 중국은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희토류 채굴과 정련, 가공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2021년에는 국유기업인 중국희토, 중국희유희토, 남방희토 등 3개 기업과 2개 연구기관을 통폐합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희토류그룹’을 출범시켰다. 현재는 중국희토류그룹과 북항희토그룹 2개 국유기업만 희토류를 채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희토류 채굴에 대한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희토류 산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희토류 공급은 미국이 주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환경 규제로 들어서며 미국 내 주요 광산들은 문을 닫았다.
그사이 중국은 희토류 채굴과 정련, 가공 등에서 기술력을 확보했고, 현재는 희토류 산업에서 초격차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희토류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4400만t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8.4%를 차지했다. 2위인 브라질(2100만t)의 두 배 규모다.
생산량도 전 세계의 68.5%인 27만t에 달했다. 중국 다음인 미국(4만5000t)과 비교하면 6배나 많다. 희토류 가공 부문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90%에 이른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이 일찌감치 전략적으로 희토류 산업을 육성한 것은 희토류를 필수 자원이자 전략 물자로 여겨온 지도층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은 1992년 1월 남순강화(남부 도시 순방 연설) 당시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며 희토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