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놓고 덴마크 총리와 격렬 통화”

17 hours ago 3

FT “양측 15일 통화… 분위기 끔찍
트럼프, 표적관세 등 구체적 위협
‘영토편입’ 단순한 엄포 아닌 듯”

미국의 안보를 위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영토에 편입시키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사진)와 “격렬한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토 편입’ 발언이 단순한 협상용이 아니라 실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FT가 트럼프 대통령과 프레데릭센 총리의 당시 전화 통화 내용을 알고 있는 전·현직 당국자 5명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 간 통화 내용은 상당히 거칠었다. 당시 프레데릭센 총리가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공격적이고 대립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두 정상의 통화 분위기가 “끔찍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충격적일 만큼(a cold shower) 매우 확고했다”며 “전에는 그의 주장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이제는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직 덴마크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표적 관세 등 구체적 조치로 위협했다”고 전했다.

애초 유럽에서는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무력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북극 패권 경쟁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협상용 발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FT는 양국 정상의 이번 통화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이 미국과의 관계에 그 어느 때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로베르트 브리거 유럽연합(EU) 군사위원장은 25일 공개된 독일 주간 벨트암존타크와의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미군뿐 아니라 앞으로는 EU 병력도 (그린란드에) 주둔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이는 강력한 신호가 되고 지역 내 안정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아 온 그린란드는 1953년 식민 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된 뒤 자치권을 이양받았다. 하지만 외교·안보 정책 결정 권한은 여전히 덴마크가 쥐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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