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은 中코트에” 협상 촉구… 中 “공갈 멈춰라”

3 weeks ago 10

[美, AI칩으로 관세전쟁 확전]
美 “우리 돈 원한다면 합의해야”… 中 “美가 먼저 성의 보여야 협상”
시진핑 “보호주의 함께 돌파” 외교전… 홍콩서 美 가는 화물 우편접수 중단

어디로 튈지…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군 장교들 앞에서 미식축구공을 들어 올리고 있다. 그는 이날 “(통상 협상의)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중국 측에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어디로 튈지…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군 장교들 앞에서 미식축구공을 들어 올리고 있다. 그는 이날 “(통상 협상의)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중국 측에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은 중국 쪽 코트로 넘어갔다”며 중국에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향해 “위협과 공갈을 먼저 멈추라”고 맞섰다. 또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주변국과의 외교적 결집에 나서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중국과의 합의에 열려 있지만 합의는 중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 소비자, 다시 말해 우리의 돈을 원한다”며 “중국이 우리와 합의를 해야지, 우리가 중국과 합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중국과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격화된 통상전쟁 국면으로 진입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의 공을 중국에 떠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전쟁은 미국이 시작한 것이며, 미국이 진정 협상을 원한다면 극도의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먼저 대(對)중국 상호관세 유예나 폐지 등 성의를 보여야만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광야오(朱光耀) 전 재정부 부부장(차관)도 “미국 지도자들이 중국에 대한 존중을 보일 때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비방 자제와 협상 책임자 임명도 대화의 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은 미국에 순응하는 대신 미중 통상전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전열을 다지고 있다. 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 중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현지 매체 기고문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라는 역류를 함께 돌파하자”고 했다.

이날 베이징 대형쇼핑센터 등을 시찰한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소비를 촉진하고 내수를 확대하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활력과 잠재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미국의 고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 피해를 내수 확대로 극복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에 대비해 브라질과의 농산물 교역 논의도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겨냥한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폐지에 대한 맞대응도 이어졌다. 이날 홍콩특별행정구는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한 우편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된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중국은 장관급인 상무부 국제무역대표를 왕서우원(王受文)에서 리청강(李成鋼)으로 교체했다. 리 대표는 세계무역기구(WTO) 중국대사를 지냈고, 상무부에서 국제 협상통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향후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대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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