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패권 경쟁과 대한민국의 전략' 토론회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민병덕 의원실과 디지털자산정책포럼 공동 주최한 행사로, 글로벌 디지털자산 산업 패권 경쟁과 우리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민병덕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 규제의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임종인 디지털자산정책포럼 대표도 이날 개회사를 통해 국내에서 가상자산 현안들이 빠르게 논의되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비트코인(BTC)을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지정했고, 이미 지난해에 가상자산 현물 ETF도 등장한 상태"라며 "우리는 디지털 강국임에도 가상자산 분야에 있어서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지난해 여러 정치 환경들로 인해 가상자산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많이 미뤄졌는데, 오늘 토론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이 하반기 금융위원회 정책에 많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및 가상자산 입법 방향성도 논의
이어진 발제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과 가상자산 입법 방향성에 대해 논의됐다. 이종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채택에 대해 "명목 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에서 미국 달러 기반이 이미 80%의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미국 현금과 채권의 수요도 늘어난다. 이것이 미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자 스테이블코인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최근 전통 금융이 하고 있던 많은 일이 블록체인 위에서 디지털화, 토큰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디지털화돼 있는 은행 앱 서비스가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이 왜 필요하냐고 말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간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류경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통한 국내 가상자산 기본법의 방향성에 대해 주제로 강연했다. 류경은 부교수는 "가상자산 기본법을 통해 규제 당국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시각을 명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부교수는 이용자보호법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하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가장 아쉬운 것은 공시 규제가 빠진 것이다. 공시 규제 없이 불공정거래 규제만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따라서 기본법을 논의할 때는 공시에 대한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산업 다각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가상자산 산업은 거래소 상당히 거래소 중심이다. 이를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위한 첫 단계가 법인 계좌 허용"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가상자산 2단계법 마련 속도 낼 것"
마지막으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가상자산 정책 발전 방향에 대한 업계 인사들과 금융 당국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은 '가상자산'이라는 용어의 부정적 인식을 지적하며, '디지털 자산'으로의 명칭 변경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버추얼 애셋(Virtual Asset)'을 단순히 번역한 '가상자산'은 허구, 비존재 등 부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다. 산업 발전의 첫 단계는 용어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디지털 자산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외국 자본 유입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국내 디지털 자산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했지만,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 유입은 전무하다"며 "디지털 자산 시장도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 개선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진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 과장은 규제 기반 마련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과장은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2단계법 입법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 분들의 의견에 공감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거래소 규제를 완화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거래소에만 적용된 여러 규제가 있고, 이를 글로벌 흐름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사실 법인 계좌 개설에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뒀던 것이 우리나라 거래소에 글로벌 정합성을 제공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장 화두가 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성진 과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지급 결제 기능에 주목하며, 이를 일반적인 상거래 결제에도 확장하려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이런 수요를 파악하고 있고, 이를 2단계 입법할 때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서 실무적으로 많이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shlee@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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