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BC 통해 직승인시스템 구축 추세
PG·VAN사 “영세한 업권 침해, 독점 위험”
BC카드 “수수료·시스템 구축비용 절감효과”
최근 ‘거래 중계 서비스’를 두고 BC카드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계 간 신경전이 불거졌다. BC카드가 대형 가맹점에 대한 ‘직승인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자, PG업계가 골목상권 침해라며 거세게 반발하면서다.
28일 PG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BC카드가 주요 카드사 대상 부가가치통신망(VAN·밴) 직매입 영업을 확대하고, 대형 가맹점을 타깃하며 VAN 및 PG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의 업권에 침투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PG는 온라인 가맹점에 결제서비스 제공 및 정산을, VAN은 결제정보 전송 및 처리를 담당하며 소비자와 카드사 간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통상 카드결제 시 요청, 승인, 최종 대금 지급 등 모든 과정에서 PG, VAN사를 거치는데, 이들을 건너뛰고 가맹점-카드사가 바로 거래하는 것을 ‘직승인’이라고 한다.
최근 대형 가맹점들은 자체 비용을 투입해 ‘직승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카드사들과 직승인 계약을 맺어 결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가맹점들은 더욱 효율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공용 거래 중계 서비스’가 필요해졌고, 이에 일부 카드사는 지난해 말부터 가맹점들과 직승인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BC카드에 거래 중계 서비스를 위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가맹점들은 자체 시스템 구축비용 없이 직승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두고 PG협회는 BC카드가 업권을 침해하며 결제생태계를 독점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BC카드는 ‘카드 결제 과정의 서비스에 해당하는 건’일 뿐이며, 오히려 가맹점이 수수료 및 시스템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고객혜택과 가맹점 상생 면에서 필요하단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가맹점들은 수수료 및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각 카드사는 결제 관련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립을 두고 업계안팎에선 기술발전과 효율성 추구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장 재편이란 시각과, 결제통로·지급결제에 특화된 PG업권을 보호해야한단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PG업계 관계자는 “PG와 VAN은 1990년대 등장 이후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결제 처리를 중개하며 전자상거래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카드사를 대신해 자체적으로 인적, 물적 투자를 계속해왔다”며 “산업과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PG와 VAN 본연의 업무를 인정하고 보호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실한 PG업체가 난립하면서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바 있는 만큼 과연 그들이 전자지급결제대행이란 역할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PG사는 대형 VAN사가 설립한 자회사인 경우가 많은데 과연 그들을 영세한 골목상권으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