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상업용 오피스 자산들이 시장에 매물로 쏟아져나온다.
메마른 자금 사정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투자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탄핵정국으로 인한 거래 종결(딜 클로징) 불확실성 우려도 높아졌다.
우량한 자산만이 거래가 성사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강남 우량 오피스로 평가받는 엔씨타워1, 삼성동 빌딩 등이 내년 초 입찰을 진행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보유한 서울 강남 인근 오피스인 엔씨타워1의 입찰을 내년 1월 진행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판교 신사옥 준공을 위한 실탄 마련의 차원에서 엔씨타워1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09에 소재한 엔씨타워1은 서울 핵심 업무권역 중 하나인 강남권역(GBD) 테헤란로에 있어 입지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902.95㎡ 규모다. 매각 자문은 CBRE코리아와 딜로이트안진이 맡는다.
엔씨타워1 외 다른 GBD 오피스인 삼성동 빌딩도 다음달 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교보자산신탁이 ‘생보제12호 리츠’로 보유한 이 자산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512에 소재한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새마을금고중앙회, KDB생명보험,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수익자로 그중 사학연금의 지분율이 51.89%로 가장 높다.
지하 8층~지상 17층, 연면적 3만647㎡ 규모로 엔씨타워1과 마찬가지로 우량 중대형 오피스 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GBD 거래가가 3.3㎡당 중·후반대에서 거래되는 만큼 두 자산의 예상 거래가는 연면적 환산 시 약 3000억원 중·후반대로 추정된다.
다만 문제는 이 자산들이 새 주인을 잘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내 부동산 투자시장의 거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매각 측과 인수 측의 눈높이 차이가 커졌고 투자시장 내 자금 융통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탄핵정국 등의 정치적 혼란으로 딜 클로징 가능 여부가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한 서울파이낸스센터의 매각이 철회됐다.
GIC가 2차 입찰까지 진행했지만 원매자들이 GIC의 매각 희망가인 3.3㎡당 3000만원 중반대에 못 미치는 가격을 써내 불발됐다는 후문이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이 매각을 추진했던 퍼시픽타워도 입찰을 진행했지만 원매자가 한 곳도 등장하지 않아 결국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요 권역 오피스 매물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지만 IB업계에선 원매자들이 선별적인 투자에 나서며 우량·비우량 오피스 자산간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높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오피스들만이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낀 만큼 매수자의 자금 모집력 또한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