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도 준킬러도 사라진 수능 …"만점자 크게 늘어날듯"

14일 전국에서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 모두 평이하게 출제돼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대 정원이 1509명 늘어난 상황에서 역대급 N수생이 몰렸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대입 현장에 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킬러' 문항이 사라진 대신 '준킬러' 문항이 곳곳에 출제되면서 국어·영어가 어려웠는데, 올해는 준킬러 문항마저 배제되면서 국어·수학·영어 모두 작년보다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에 따라 킬러 문항이 사라지고 '매력적 오답'을 유도하는 선지가 있었지만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국어 영역과 공통수학이 너무 평이하게 출제됐다"면서 "국어 영역은 특히 동점자가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학 선택과목 중 이과생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이 다소 까다롭게 출제돼 이과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성적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과생의 '문과 침공'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어 영역도 작년 수능보다 쉽고 평이하게 출제됐다.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에 달했던 전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 9월 모의평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EBS 현장교사단은 "지난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유지했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작년 수능보다 쉽다"고 평했다.

수학 영역도 전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EBS 현장교사단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눈을 씻고 봐도 킬러 문항은 없다"면서 "작년 수능보다 확실히 쉬웠다"고 분석했다. 절대적인 난이도는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되 그 이후 수험생들의 준비도 등을 고려하면 통상 '만점'으로 불리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조금 더 낮게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수학 영역에서 이과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고, 문과계열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확률과통계가 더 쉬워 이과생들이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입시 전문 기관들도 국어·수학·영어 모두 작년 수능보다 쉬웠다고 평가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변별력이 약화된 시험이었다"면서 "국어 영역이 작년보다 너무 쉬웠고, 수학은 미적분을 제외하고 공통수학 등이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수능 전체 만점자도 작년보다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남 소장은 "지금은 수시모집 전형의 최저등급 충족 여부를 판단하고 남은 면접·논술고사를 잘 치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국어·수학이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N수생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체로 N수생 학력이 고3보다 높다. 이번 수능 지원자 중 N수생은 16만1784명으로 2004년(18만4317명) 이후 가장 많다. 전체 수능 응시자 중 31%다. 이날 수능은 수험생 52만2670명이 지원한 가운데 전국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권한울 기자 / 유주연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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