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박준현, 157km 패스트볼 우완투수… “국내서 경험 쌓은뒤 MLB 도전”
박석민 “야구인 2세 힘들었을텐데”
NC는 2순위로 내야수 신재인 지명
‘고교 최대어’ 박준현(18·북일고)은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뒤 이렇게 말했다.
아들과 함께 단상에 오른 아버지 박석민 전 두산 타격코치(40)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 전 코치는 “(박)준현이가 야구인 2세로 산다는 게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았을 것이다. 너무 잘 커줘서 기특하고 고맙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박 전 코치는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시즌 동안 삼성과 NC에서 뛰며 통산 타율 0.287, 269홈런, 1041타점, 882득점을 기록한 스타플레이어다. 거포 내야수였던 그는 ‘그라운드의 개그맨’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대구고를 졸업한 박 전 코치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고지였던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그런데 아들 박준현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지명 대상자 1261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준현의 전체 1차 지명은 이미 예정된 바였다. 다부진 체격(키 188cm, 몸무게 95kg)의 박준현은 최고 시속 157km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다.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주관 대회 10경기에 등판해 40과 3분의 2이닝 동안 2승 1패, 평균자책점 2.63, 탈삼진 54개를 기록했다. 이달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준현은 김성준(광주제일고), 문서준(장충고·이상 18) 등과 함께 고교 야구 ‘투수 빅3’로 꼽혔다. 김성준과 문서준이 각각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토론토와 계약하면서 국내 잔류를 택한 박준현이 ‘최대어’로 부상했다. MLB 팀들의 구애를 뿌리치고 키움의 선택을 받은 박준현은 “아직 부족하고 배울 것이 많이 남아 있다. 충분히 경험을 쌓고 나중에 도전해 봐도 된다고 생각했고, 잘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의 우완 파이어볼러 안우진(26)을 롤모델로 꼽은 박준현은 “안우진 선배님은 투구적인 부분에 있어 완벽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신인 드래프트에 앞서 박준현에게는 야구부 내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7월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관련 사안을 재조사 중이다.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면서 학폭 연루 사실이 없다는 서약서와 함께 생활기록부를 제출한 박준현은 관련 논란에 대해 “아버지도 말씀하셨듯이 야구 이전에 인성이 먼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떳떳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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