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체중만 보고 뽑는 '깜깜이 채용'

2 weeks ago 21

“인형 뽑기만도 못합니다. 제대로 된 정보가 없으니 작업장 여건에 맞는 외국인을 채용하기 힘들어요.”

대구의 자동차 변속기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외국인(E-9 비자) 채용 담당 직원은 26일 현행 고용허가제의 ‘깜깜이 채용’ 방식에 애로를 호소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채용 포털 ‘고용24’에는 키, 몸무게, 국가, 연령대, 성별과 같은 기초적인 정보만 나와 있다. 그마저도 키는 10㎝, 몸무게는 10㎏ 단위 구간별 정보만 제공된다.

인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종교, 혼인 여부, 부양가족 유무에 관한 정보도 채용 이후에 근로자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다. 시화국가산업단지의 한 부품 제조사 대표는 “가족관계가 작업에 임하는 근로자의 성실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무슬림은 수시로 기도 시간을 보장해야 하고 할랄 음식도 준비해야 하는데 사업주가 알아야 대응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외국인 근로자의 의사소통 어려움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한국어 수준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상황에서 채용하기 때문이다.

김기훈 중소기업중앙회 외국인력지원실장은 “기초 정보만으로 무작위로 채용하는 현행 제도 아래에선 신체 장애 등으로 근무하기 어려운 직원이 채용되더라도 기업은 고스란히 인건비 부담을 떠안거나 부당해고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는 제조 현장의 생산력 저하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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