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차입금 규모가 1년 새 6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 속에서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천문학적인 설비투자를 이어가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차입금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전기차 캐즘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익성 둔화에도 설비투자 지속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4일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2년물 1400억원, 3년물 2000억원, 5년물 300억원, 10년물 300억원로 구성.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8000억원까지 증액을 고민 중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이 회사채 투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입 부담 확대가 재무 안정성 저하 우려로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금리 수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에 따른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유럽 생산능력 확대와 합작 공장 설립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면서 매년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은 22조7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16조8990억원 대비 34.5%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는 2021년 말 6조9692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말 8조1093억원, 2023년 말 10조9329억원, 2024년 말 15조3906억원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차입금 의존도도 2024년 3분기 말 29.8%에서 2025년 3분기 말 33.9%로 4.1%포인트(p) 상승했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수준의 차입금의존도를 30%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선 것은 2022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원의 자본을 확충한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대규모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로 차입금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불어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말 2조1003억원이던 순차입금은 2023년 말 5조7972억원, 2024년 말 11조4256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17조2906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는 영업현금흐름만으로는 공격적인 투자 규모를 충분히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외형 역성장에 우려 확대
문제는 차입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실적 흐름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했다는 점은 재무 부담과 맞물려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23조6718억원으로 전년 25조6196억원 대비 7.6% 감소했다. 2024년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24.1% 줄어들며 2년 연속 역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유럽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보조금 중단으로 수요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리튬·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 하락에 연동된 판매단가 조정까지 겹치면서 매출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외형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전환 및 투자 계획 이연·축소와 중국 배터리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매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23년까지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매출 규모가 증가해왔으나 2024년 이후 전기차 캐즘으로 전방수요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역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미국 내에서도 비우호적인 전기차 업황으로 인해 완성차업체와의 합작법인 운영 관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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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주요 재무지표.(표=한국신용평가) |
이과 관련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산업 내 선도적인 시장지위를 인정받고 있다"며 "당사는 지난 2023년 1조원 규모의 첫 회사채를 성공적 발행을 시작으로 매년 안정적인 발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A(안정적)' 평가를 받았다.

1 day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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