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체크포인트]롯데지주, 빚으로 떠받친 지배구조…신용 불확실성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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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24일 1500억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
재무부담 고려하면 금리밴드 상단 가능성 높아
지주사 건전성 지표 ‘이중레버리지’ 과중
차입으로 계열지원 나선 탓에 재무부담 ‘위험’

  • 등록 2026-02-23 오후 5:08:03

    수정 2026-02-23 오후 5:08:03

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편집자주>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물산)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롯데지주(004990)의 차입금 부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며 현금 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계열사들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외부 자금 조달이 이어지면서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부문의 일부 실적 회복과 자산 매각 등 그룹 차원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고려하면 재무부담에 따른 신용 불확실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 차입금 10조 육박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오는 24일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별로는 2년물 800억원, 3년물 700억원으로 구성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을 고민 중이다.

시장에서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롯데지주가 제시한 금리 밴드 상단에 주문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지주의 재무 부담이 상당한 만큼 투자자들이 위험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이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롯데지주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단기+장기)은 9조2097억원으로 전년 말 8조3243억원 대비 10.6%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이 3조3933억원에서 3조9329억원으로 15.9% 늘었고, 장기차입금이 4조9310억원에서 5조2768억원으로 7% 증가했다.

총 자산 대비 차입금 비율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9.6%로 적정 수준인 3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지주의 차입금 규모를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입금의존도는 40%를 훌쩍 넘는 셈이다. 반면 유동성은 악화됐는 데 롯데지주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84.4%로 적정 수준인 150%에 한참 못 미친다.

신용등급 하향 이후에도 개선보다는 악화 추세

더욱 문제는 롯데지주가 지주사의 주요 건전성 지표인 이중레버리지비율도 높다는 점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차입을 통해 확보한 자회사 지분이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150%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는 자회사 배당 여력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 실적 부진 시 지주회사 재무 부담이 직접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76.2%로 적정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실질적인 차입금 부담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은 별도 기준 3조7000억원에 이르고 순차입금의존도도 43%에 달한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배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 차입금 상환 압박까지 동시에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 성격의 자본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재무 부담은 더욱 크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중론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2019년 이후 확대된 배당금 지급이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 등 주요 자회사 실적 악화에 따른 배당수익 감소와 고금리 기조 속 차입 확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경상현금흐름이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지주 주요 재무지표.(표=한국신용평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신용등급 하향이 이뤄진 이후에도 재무 부담이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034950)(한기평)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 NICE신용평가(나신평)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지난해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위원은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 변화는 롯데지주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계열 전반의 재무구조 변화뿐 아니라 지주사 별도 기준에서 배당과 로열티 등 경상 수입의 변동, 계열 지원 부담 수준, 이에 따른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변화에 따라 구조적 후순위성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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