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수사외압 의혹' 엄희준·김동희 첫 재판…"짜맞추기 기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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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퇴직금 사건 관련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왼쪽)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쿠팡 퇴직금 사건 관련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왼쪽)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후배 검사를 배제하고 무혐의 처분 방향을 밀어붙였다는 의혹으로 기소된 엄희준·김동희 검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두 사람은 특검이 "결론을 정해놓고 짜맞추기식 기소를 했다"며 공소권 남용과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까지 주장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전 차장검사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특검은 두 사람이 2025년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처리 과정에서 주임검사였던 신가연 검사에게 무혐의 방향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고, 반대 의견을 낸 문지석 부장검사를 대검 보고 절차에서 배제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엄 전 지청장은 신 검사에게 "무혐의 처리 방향"을 제시했고, 김 전 차장은 문 부장검사에게 보고 진행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문 부장검사의 이의 제기권과 지휘·감독권 행사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엄 전 지청장 측은 "특검은 수사 초기부터 기소를 결론 내린 상태에서 증거를 누락·왜곡했다"며 공소기각을 주장했다.

엄 전 지청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했음에도 직권남용의 동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동기가 없는 직권남용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가연 검사가 먼저 무혐의 의견을 냈다는 카카오톡과 이메일, 문지석 부장검사가 무혐의 처리에 동의했다는 녹음파일 등 객관적 자료를 특검이 누락했다"고 말했다.

또 "특검은 '무혐의 처분 지시' 부분을 핵심 혐의처럼 수사했지만 정작 기소하지 못했다"며 "입증이 안 되자 관련 내용을 경위사실로 공소장에 기재해 재판부에 예단을 심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 측도 "쿠팡 사건 무혐의 처분은 객관적 사실관계와 확립된 법리에 비춰 정당했다"며 "형사3부장을 포함한 청 내 구성원들의 의견 개진 절차도 충분히 보장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문제 된 보고 미공유는 사건 처리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업무 관리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정식 보고 단계에서는 관련 정보가 모두 공유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직권남용죄 성립 여부와 대검 보고 절차의 법적 성격이 핵심 쟁점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무혐의 처분 자체가 아니라 대검 보고 절차에서의 배제 행위가 기소 내용"이라며 "대검 보고 절차의 근거와 직권남용죄와의 관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무혐의 처분 자체의 정당성도 직권남용의 동기나 경위와 일부 연결될 수 있다"면서도 "법원이 별도로 쿠팡 사건 자체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향후 문지석 부장검사와 신가연 검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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