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무당벌레가 내 피어싱”… 젠지美 걸그룹 ‘키키’ 돌풍

1 week ago 6

데뷔하자마자 지상파 1위 올라
“신선한 멜로디에 예상 깨는 가사”
꾸밈없는 날것의 자유분방함 호평
데뷔전 SNS 홍보도 호기심 자극

“콩 무당벌레, That’s my piercing(대츠 마이 피어싱).”

지난달 데뷔한 5인조 걸그룹 ‘키키’(멤버 지유 이솔 수이 하음 키야)의 데뷔 앨범 ‘언컷 젬(UNCUT GEM)’의 타이틀곡 ‘I DO ME(아이 두 미)’의 가사다. 남들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메시지의 노래 속 엉뚱하고 발랄한 가사가 돋보인다. 특히 멤버 이솔의 얼굴에 실제 무당벌레를 얹어 촬영한 뮤직비디오 장면이 “신선하다” “귀엽다”는 반응을 얻었다.

●‘젠지 세대’의 자연스러움 추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3년 3개월 만에 내놓은 5인조 신인 걸그룹 키키의 데뷔곡 ‘아이 두 미(I DO ME)’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자연에서 뛰노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콘셉트로 화제가 되면서 최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스타쉽 유튜브 캡처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3년 3개월 만에 내놓은 5인조 신인 걸그룹 키키의 데뷔곡 ‘아이 두 미(I DO ME)’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자연에서 뛰노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콘셉트로 화제가 되면서 최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스타쉽 유튜브 캡처
최근 ‘신인 대격돌’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주요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의 데뷔가 잇따르는 가운데 키키의 기세가 특히 맹렬하다. 키키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아이브’(2021년 12월 데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선보인 아이돌이다. ‘아이 두 미’는 8일 멜론 ‘톱100’ 음원 차트 15위로 올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 중 유일하게 20위권에 안착했고, 5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선 첫 1위를 차지했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1100만여 회 조회됐다.

키키는 아이브를 만든 서현주 스타쉽 부사장이 기획했고, 아이브의 히트곡 대부분을 만든 작곡가 라이언 전이 타이틀곡을 포함한 앨범 수록곡 제작에 참여했다. 하지만 아이브와는 결이 다르다. 아이브가 공주풍 의상 등으로 자기애를 표현했다면, 키키가 꺼내든 키워드는 신조어 ‘젠지미(GENZ美)’다. 1990년대 중반∼2010년 사이 태어난 ‘젠지 세대’와 ‘아름다움’의 합성어인 이 말처럼 키키는 자유분방함을 강조한다. ‘달릴 거야 멋대로’ ‘상관없죠, 난 내가 될 거예요’ 등의 가사를 비롯해 음악과 스타일링에서 꾸미지 않은 ‘날것의 매력’이 드러난다.

뮤직비디오도 화려한 도시 배경 대신에 다소 투박해 보일 수도 있는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담았다. 산과 들판에서 춤추고, 볏짚에 앉아 노래하거나 송아지에게 우유를 주는 키키 멤버들의 모습에 ‘유기농 아이돌’이란 별명도 붙었다. 지난달 24일 데뷔 쇼케이스에서 키키는 “우리는 정형화되지 않은 매력을 추구한다”고 했다.

●K팝 특유의 극적인 멜로디 강조

키키의 수이, 지유, 하음, 키야, 이솔(왼쪽부터).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키키의 수이, 지유, 하음, 키야, 이솔(왼쪽부터).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멜로디도 에너지가 넘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요즘 대중이 선호하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노래지만 신선한 멜로디에 예상을 깨는 가사를 들고 나왔다”고 평가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하츠투하츠의 노래가 귀에 꽂히는 구절인 ‘후크(Hook)’를 거의 강조하지 않았다면, 키키의 노래는 한국 댄스곡들이 갖고 있는 극적이고 멜로디컬한 부분이 강조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팬들은 “청순, 몽환, 걸크러시, 섹시 모두 다 아닌 전형적이지 않은 콘셉트라 좋다” “자유분방해 보이는 스타일링이 재밌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가지런하게 정렬된 것보다는 자유분방한 것을 추구하는 젠지들의 감성을 공략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평했다.

홍보 방식도 독특했다. 멤버들의 얼굴을 공개하기 전 인스타그램에 케이크, 모자, 수필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업물부터 올렸다. 고선경 시인은 협업 수필에서 ‘키키, 어딘가 아삭아삭한 발음’ 등의 구절로 키키를 재치 있게 표현했다. 연예계 관계자는 “데뷔 전부터 시각적 자극에 익숙한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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